무언가를 염원하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소원을 빌고 등불을 띄우는 모습을 바라보는데, 무언가를 소망하는 마음이 하늘 위로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언가를 염원하는 마음은 그것이 금방 사라질 것만 같아서 끊임없이 희망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며 그린 작품입니다.  

이르는 마음이 사라지는 날

이 작품은 텅 빈 어딘가 혼자 고립되어 있는 이의 마음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답답하고 멈추어 있는 듯한 나에게 변화가 필요하다, 일어날 수 있는 무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그린 작품입니다. 


빈 집

물가에 뜬 달이라는 뜻을 가진 작품으로, 욕실에 있는 연인의 모습을 안개가 자욱한 물가에 뜬 달빛의 정경처럼 표현하였습니다.
안개처럼 피어 오르는 물 수증기가 이 작품의 특징으로 노란 달빛 아래의 두 인물의 감정선을 상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애월(涯月)

[첫눈이 올 때까지_Red dot_10]는 첫눈이 올 때까지 여름에 물들인 봉숭아 물이 남아 있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기대했던 것들, 희망했던 것들이 눈보라가 치듯 어지럽게 남아있기 때문에 여전히 마음 속의 아픔을 버리지 못한 것이 아닐까.
작품 아래쪽 두 손은 [40°C, 낙하_Red dot_04 ]에 등장했던 낙하하고 있는 인물의 손입니다. 때가 되면 모든 것이 지나가는 것처럼 손톱 위에 남아 있던 붉은 마음들을 잘라내고 이제는 '낙하'가 아닌 '새'처럼 비상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첫눈이 올 때까지_Red dot_10

[톡톡톡_Red dot_09]는 슬픔과 상처로 닳아버린 마음을 더 가까이 들여다 보는 작품입니다. 뚫린 가슴 속으로 깊은 숨처럼 새들이 몰려 오고 다 우려진 홍차 티백을 빼지 않고 계속 남겨둔 채 생각에 잠긴 사람이 있어요. 가만히 머물러 있는 이의 곁에 바람처럼 스며 들어온 새들은, 어떤 변화를 위한 다가옴이라고 생각합니다.
'톡,톡,톡'은 종이 위에 붓으로 물감을 톡,톡 찍어 바르는 소리예요.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나의 작은 두드림이 깊이 숨어버린 어떤 이에게 찾아온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톡,톡,톡_Red dot_09

[ 문장을 새기다_Red dot_08 ]은 인물 뒤 점묘로 표현한 새 군무가 특징이 작품으로 콕콕 점을 찍듯이 마음 속에 새긴 문장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때로는 지나가는 짧은 말들도 가슴 속에 오래 남아 있을 때가 있어요, 가슴 위로 붉은 물감을 덧칠하는 행동은 이미 마모된 가슴 위에 상처들을 덧입히는 것을 의미하고, 자기 자신을 반복되는 굴레에 빠뜨리는 상황을 표현하였습니다. 동시에 내가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과정으로도 바라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문장을 새기다_Red dot_07

[ 그이의 눈꺼풀 _ Red dot_06 ]의 인물 뒤로 펼쳐진 마음의 풍경을 더 깊이 들여다 본 모습을 그린 그림이 [ 그을린 손끝에서_Red dot_07] 입니다. 횃불처럼 타오르는 나무를 작은 두 손이 붙잡고 있고, 그 뒤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어요. 그림의 가장 전면에는 하늘에서 커다란 손이 내려와 붉은 언덕을 손가락으로 긁어내고 있어요. 붉은 가루 안료를 손가락으로 계속 으깨고 짓누르는 모습이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마음을 더 괴롭게 하는 것은 사실 내 자신이 아니었을까요,

그을린 손끝에서_Red dot_08

[ 그이의 눈꺼풀 _ Red dot_06 ] 은 밤새 울고 다음 날 아침, 퉁퉁 부어버린 눈꺼풀의 느낌을 상상하며 그린 그림입니다. 제가 애정하는 이가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저를 부르더군요. 너무 울어서 눈이 아프다고. 대수롭지 않게 쳐다보았는데 제가 살면서 처음 본 엄청나게 부풀어 오른 눈꺼풀이었죠. 어찌나 퉁퉁 부었는지 눈꺼풀이 투명해져서 안쪽에 실핏줄이 다 보일 지경이었어요. 얼마나 흘릴 눈물이 많았기에 저렇게 연약한 살갗이 투명해졌을까, 물집이 터질 때처럼 톡 하면 물이 쏟아질 것만 같은 기억을 회상하며 그린 그림입니다

그이의 눈꺼풀_Red dot_06

[ 여름, 봉숭아 지문 _Red dot_05 ]는 떨어지는 붉은 덩어리를 품어주는 손의 손가락 위로 봉숭아 물을 들여주는 두 인물을 표현하였습니다. 마음 속에 깊이 남은 상처는 왜 생기는 것일까 생각하며 작업했던 작품입니다. 
마음 속에 무언가를 희망하고 기대하고 있었던 것들이 있었는데, 그것과 반대되는 상황이 찾아왔을 때, 지문처럼 마음에 상처의 흔적이 남아버린다는 내용의 그림입니다.

여름, 봉숭아 지문_Red dot_05

[ 40°C, 낙하_Red dot_04 ]는 붉은 공과 함께 낙하하는 인물들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요동치는 아이의 마음을 가까이 들여다 보니 생각보다 더 뜨겁고 깊었습니다.
마음이 속상해서 오랜 시간을 울었던 기억이 떠올라요. 몸이 달아오르고 심장은 요동쳤던 것 같아요. 부푼 심장이 가라앉을 때 쿵 어딘가를 때리는 것처럼 아팠습니다. 
우는 아이의 들썩이는 등허리를 보며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 많이 아프구나. 
위에서 아래로 나를 내던져 버리는 일, 뜨거운 응어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나름의 몸부림이지 않을까 싶네요.  

40°C,낙하_Red dot_04

[ 촛농_Red dot_03 ]은 밖으로 나온 아이의 마음을 들어주는 장면이 될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의 마음엔 붉은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떨어지는 동그란 것들이 눈물인지, 상처에서 흐른 핏방울인지, 혹은 붉은 마음을 그리기 위한 붉은 물감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아이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던 어떤 이가 담담하게 흐르는 것들을 그릇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어쩐지 그릇으로 받아낸 마음이 촛농처럼 뜨겁습니다. 

촛농_Red dot_03

두 번 째 작품 [ 마트료시카_Red dot_02 ]는  울음을 그친 아이에게 무엇이 서러워 숨어 있는지 말을 건네는 장면입니다. 마트료시카는 인형 안에 인형이 반복적으로 들어있는 러시아의 전통 인형입니다. 울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숨어 버린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 주기 위해서 조금씩 다가가야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오른쪽 붉은 벽의 둥근 구멍은 누군가 벽 안으로 들리는 울음소리를 듣고 만들어낸 창입니다. 울음이 그친 아이가 밖으로 나올 준비가 됐을 때 다가갈 수 있는 통로로 누군가는 너를 위해 항상 존재하고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마트료시카_Red dot_02

[붉은 점 위로 물구나무를 서던 아이야] 연작 중 첫 번째 작품인 [ 눈물이 마른 뒤_Red dot_01 ]은 울고 난 후 에 찾아오는 고요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홍차를 즐겨 마시고는 하시는데요, 종종 가족들을 위해서 홍차를 우려서 둥근 식탁 위에 올려놓으시곤 하세요. 정신 없이 울다가 울음을 그칠 때,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에 다 식어버린 홍차 향이 은은하게 찾아올 때가 있어요. 적막 속에서 피어나는 홍차의 잔향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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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마른 뒤_Red dot_01

바다의 기억에 대한 저 편

나에 대한 기억 나에 대한 기억  

나에 대한 기억

꽤 오래전부터

모두 어떤 시점에서는

미지근한 사랑에 대한 희망

내 작은 몸에서

한 줌의 흙

아무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길

메마르지만 광활한 사막

운명의 계산서

연금술의 일반 원리에 대한 소묘_01

풍경


사랑하는 이와의 행복한 시간에 눈물이 흐를 때가 있습니다. 
그리운 시절을 추억하며 뭉클함에 젖어들 때도 있습니다. 
너무 화가나고 억울해서 눈물을 쏟아낼 때도 있습니다. 
인간의 모든 감정의 이면에는 어떠한 ‘슬픔’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의 귀결점으로서의 ‘슬픔’을 푸른 인간의 초상을 통해 담아냅니다.   

이효선

홍차를 오랫동안 우리면 그 맛이 쓰듯이 마음 속의 상처와 슬픔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곪게 방치하는 이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용의 연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