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는 언제나 저를 관찰하고있는 절대적인 관찰자로, 제 성찰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숨바꼭질은 제가 의식하지 못할 때도 저를 관찰하고 있는 미서와 항상 관찰당하는 저 사이의 관계를 소재로 한 작업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블라인드라는 소재를 통해 드러납니다. 블라인드 너머에는 미서가 있고 블라인드 앞에는 제가 서 있습니다. 미서의 시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저는 블라인드 뒤로 숨었지만, 막혀있으면서 트여있는 블라인드의 이중적인 속성 때문에 저는 미서에게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합니다.
빛은 죽어있는 사물에 표정을 그린다.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표정을 그림에 담아내 영원히 고요하게 머물러 있을 것만 같은 빛과 온도를 만들어낸다. 나는 색의 계열과 빛의 세기를 조절해 원하는 온도를 만들고, 이 에너지로 공간의 표정과 기세를 담아낸다. 섬세한 붓질로 색을 여러 번 겹쳐 빛을 그리는 것은 내 안에 남아있는 미약한 무엇인가를 한 겹 한 겹 모아 에너지를 빚는 것이다. 작은 입자들을 모아 큰 색 면을 만든다. 이렇게 커다란 면에 색이 가득 채워지면, 색은 고유한 온도로 발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