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집'에 대한 서도호의 성찰, 상상, 사유

전시 소개



유례없는 폭염이었던 올여름, ‘우리나라가 극지로 변한다면 여기서 살 수 있을까? 어디에서 살아야 할까?’ 같은 고민을 한 번쯤 해 본 적 있다면, #아트선재센터(@artsonje_center)에서 열리는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전시에 주목해 보세요. #서도호(@dohosuhstudio) 작가의 지난 20년간의 작업을 볼 수 있는 전시로, ‘집’이라는 주제에 몰두해 온 그의 사고실험을 한자리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좌) 서도호의 <공인들 (1/6 스케일)>, 2024
(우)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아트선재센터 전시 전경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2010년 시작된 <완벽한 집: 다리 프로젝트>의 최신 버전을 선보입니다. 서도호 작가는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대한민국 서울과 미국 뉴욕, 현재 거주지인 영국 런던 세 곳에서 등거리인 북극 보퍼트해 인근 축지 고원을 ‘완벽한 집’을 위한 최적점으로 바라봅니다. 작가는 이곳에 거주 가능한 집을 짓겠다는 발상으로 건축가, 생물학자, 물리학자, 산업 디자이너와 협업하죠.




서도호의 <다리 프로젝트>, 2024



작가는 해당 위치에 교량을 짓고, 에너지를 보존하고, 비상시 구조선 기능을 하는 특수 의류를 만드는 것을 탐색합니다. 코오롱스포츠와 협업해 실제 형태로 구현한 특수복장 S.O.S(Smallest Occupiable Shelter)는 남극탐험대의 피복에서 영감을 얻어 부력과 보온성, 태양열 패널과 조난신호기를 갖췄는데요. 실제로 극한 환경에서 7일간 생존할 수 있는 복장이라고 해 눈길을 끕니다.




코오롱스포츠와 협업하여 제작한 서도호의 <완벽한 집 S.O.S(Smallest Occupiable Shelter,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가장 작은 대피소)>



<나의 집/들, 양>(2024)는 작가가 그간 살았던 모든 집을 알루미늄 소재로 미니어처처럼 표현합니다. <나의 집/들, 음>(2024)에서는 해당 형태가 빠져나온 틀을 막 떼어낸 레고 모듈의 잔해처럼 남겨두죠. 그 옆에는 영상 작품인 <나의 집들>(2024)에는 지금껏 살아온 집을 열차처럼 잇고, 그 안을 오가는 인물을 담아냅니다. 촉각으로 만져지는 물리적 집과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을 보여주는 듯한 영상은 물성적인 대비를 통해 기억 속에서 한 개인의 서사로서 숨쉬는 집의 존재를 생각하게 합니다.




(좌) 서도호의 <별똥별(1/23 스케일)>, 2024
(우) 서도호의 <비밀의 정원>, 2012



서도호 작가의 작품은 끊임없이 ‘집’이라는 주제를 맴돌며 삶의 조건을, 그리움의 대상이자 현재의 삶과 계속 충돌하는 지난 삶을, 유목민적 삶에도 끊임없이 상기되는 문화적 배경을 곱씹게 합니다. 20년에 걸친 그의 작품은 언뜻 구체화된 실체에서 출발해 <다리 프로젝트>(2024)에 와서는 실현가능성과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애초에 가능한 일을 골라내는 것이 예술의 일이 아님을 상기하면, 하나의 주제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 어디까지 뻗어 나가는지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답니다. ‘집’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11월 3일까지 열리는 전시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에서 작가가 펼쳐낸 생각의 파도에 몸을 맡겨보세요.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2024.8.17-2024.11.3

아트선재센터,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3길 87


Editor. 성민지

Image. 아트선재센터, 서도호, Harper's BAZAAR @harpersbazaarkorea, @artwal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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