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 믿어도 될까? 미술계가 말하는 미술 작품 판매 방법!

칼럼

미술 작품, 그대들은 어떻게 팔 것인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 포스터 이미지
(시장이 호황일 때는 어떻게 작품을 살 것인가 고민했다면,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팔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미술품 구매자에게 작품 임대를 통해 연 7~9% 수수료 지급

3년 후 작품 판매될 경우 고수익 보장 / 판매가 안될 경우 갤러리K에서 재구입

 

최근 1천억 대 아트테크 사기로 이슈가 된, 달콤해 보이는 이런 수익 사업은 미술계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 너무나 이상해 보입니다. 미술 작품 임대에 대한 병원, 기업의 니즈가 높지 않을 뿐더러, 3년 이내 작품가격이 고점으로 오르는 일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을까요?


미술 작품을 구매할 때, "가격이 곧 오를 테니, 지금 사두면 좋을 거에요"라는 말을 하는 갤러리스트가 있을까요? 컬렉팅을 하고 있는 저 역시 미술 작품을 팔아 수익을 낼 생각으로 소장한 적은 없어요. 대다수의 갤러리들은 소장자가 미술 작품을 다시 판매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들이 판매하는 것은 투자 가능한 ‘대체 상품’이 아니라 예술적, 미술사적 가치와 미학적 담론을 담은 '작품'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예전에는 3D(Death, Divorce, Debt 죽음, 이혼, 부채)와 같이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라면 미술 작품이 리세일 시장에 대량으로 나오는 경우는 없었어요.




1984년 에어조단 1 오리지날(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2025년 7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전통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이전의 컬렉터들과 달리, 새롭게 등장한 MZ 컬렉터들은 고가의 시계나 명품 가방, 한정판 운동화를 수집할 때와 같이 재정적 수익이나 트렌드, 취향을 중시합니다. 미술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아트페어와 옥션, 갤러리는 이런 컬렉터들의 니즈를 외면할 수 없는 노릇이죠. 미술관과 비엔날레 역시 이런 미술 시장과 완벽하게 동떨어져서 움직일 수 없습니다. 올해 서울아트위크 기간에 리움(@leeummuseumofart)과 호암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amorepacificmuseum) 같은 대형 미술관에서도 유명 갤러리 전속 작가인 니콜라스 파티(@nocolasparty), 아니카 이(@anickayi_studio), 엘름그린 & 드라그셋(@elmgreenanddragsetstudio)의 전시를 크게 열었어요. 컬렉터들은 이 같은 상업화에 따라 잠재적 이익의 가능성이 높은 블루칩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수집했고, 서울은 그 현상이 아주 짧은 기간에 폭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컬렉터들이 미술 작품을 ‘대체 상품’으로 접근하여 결국 ‘갤러리K’와 같은 문제까지 발생한 것이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컬렉터들이 미술사적 의미와 담론을 중요시하며 미술 작품을 구매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소장한 미술 작품은 언제 그리고 어떻게 판매하는 것이 좋을까요?

 


전문가들이 말하는 미술 작품 판매 시점

 

옥션과 갤러리를 거쳐 아트 어드바이저로 활동하고 있는 K씨는 작품 판매 시점에 대해 “시장의 흐름, 작가의 상황, 작품의 상태가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조언했어요. 또, “투자 목적으로 구매한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은 이미 가격 경쟁력이 있는 작품들이므로 장기간 소장할 경우 일정 수준 이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최소 5년, 10년 이상의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을 권했습니다. “신진 작가 작품의 경우, 소장품 내에서 더 빠르게 회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컬렉터 개인의 취향 변화에도 영향을 받지만, 2차 시장에서 해당 작가의 주목도가 갱신되는 시점이 있는데, 이때가 판매를 고려할 만한 시기로 여겨진다. 특히 경매 시장에서 주목받는 작품들은 개인 간 거래보다 화제성과 판매의 지속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습니다.


“대체 투자의 개념을 넘어 작품 거래는 개별적으로, 다층적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컬렉션을 어떤 방식으로 완성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방향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때, 컬렉터는 컬렉팅에 대한 여러 가지 '시도'로 작품을 구매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방향에 따라 작품들을 다른 소장자에게 넘길 시기가 찾아올 수 있다. 이때, 작품 '판매'를 제안하며, 이후 컬렉팅의 방향성을 새롭게 제시하고, 작품 '구매'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수립하게 된다. 이처럼 컬렉팅에서의 터닝포인트가 작품 거래를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로 여겨진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옥션 스페셜리스트 C씨는 여기에 조금 더 구체적으로 “2차 시장에서 국내 작가 기준으로 10호 8,000만 원 – 1억 원선일 때 판매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미술 작품 판매 방법


전시 기획자 겸 아트 어드바이저 J씨는 소장한 작가의 미술 작품을 다루는 갤러리를 잘 확인하고, 갤러리와 우선 상의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전문성 있고 신뢰도 높은 아트 어드바이저를 만나는 것도 추천는데요. 하지만 대부분 갤러리는 미술 작품 재판매를 원치 않아요. 비이상적인 거래를 막기 위해 갤러리에서 작품을 다시 구입하기도 하고, 컬렉터의 미술 작품을 위탁 받아 판매해주는 경우도 있죠. 데미안 허스트(@damienhirst)의 작품을 래리 가고시안(@gagosian)이 경매 최고가 기록을 깨면서 구입해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 역시 전속 작가와 작품에 대한 레퓨테이션을 관리하려는 갤러리이기 때문에 생긴 해프닝입니다. 개인 거래나 옥션에 내기 전에, 작품을 구입한 갤러리에 조언을 구해보는 것이 좋아요.

 

국내에서는 많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컬렉터 간 거래하는 방법도 있어요. 개인 간 거래는 수수료가 없지만, 진위 여부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신중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2008년 소더비 “Beautiful Inside My Head Forever” 에서 경매중인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 사진 소더비(@sotheby)



대표적인 2차 시장인 옥션(경매사)은 재판매를 원할 때 접근하기 가장 편리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미술 작품을 위탁할 수 있다고 해도, 옥션에 미술 작품을 낼 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옥션 스페셜리스트 H씨는 “지금 내가 소장한 모든 미술 작품의 경제적 가치가 보존되거나, 무조건 상승할 수 있다는 맹목적인 신념은 소장품을 즐기는 데 있어서 해가 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소장한 작품 중 특정 작가 작품에 대해 재판매할 의향이 있다면, 해당 작가의 시장 분위기를 일정 기간 현실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1년 내외 국내외 미술관, 갤러리 활동은 물론 1차, 2차 시장 거래 분위기와 금액 대들을 주변 아트 어드바이저, 갤러리스트, 커뮤니티, 경매사 홈페이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조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소장 작품에 대한 최소 희망 판매 금액 이상으로 안정적인 거래 확률이 높다고 판단될 때, 경매사와 협의하여 경매에 출품하는 것을 추천한다. 반면, 작품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구매가보다 낮은 금액에 판매하는 것이 전체적인 컬렉션을 이어가는 데 있어서 현명한 판단일 때도 있다. 그렇지 않고 해당 작가의 최고 거래가만 기억하여 기준으로 삼거나, 소장한 작품들이 구매가 이상으로 언제든지 판매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경매사의 문을 두드렸다가 현실을 직시하고 한없이 실망하는 분들도 많이 봐왔다. 작품 구매부터 판매까지 주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스스로에게 적합한 거래 기준을 만들어 가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미술 작품 거래와 리세일


최근에는 저희 난트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거래도 생겨나고 있어요. 대표적인 글로벌 플랫폼으론 아트시(www.artsy.net)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점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미술 작품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데요.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온라인 플랫폼의 신뢰도입니다. 난트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작품의 진품 여부를 확실히 보증하고,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요. 또, 검증된 작가, 갤러리뿐 아니라 개인 컬렉터들의 리세일 작품들까지 모두 직접 검수하는 단계를 거치고 구매자에게 전달드려요. 그 밖에도 모두가 미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매거진 등 다양한 컨텐츠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미술 작품을 구매하거나 판매할 계획이 있다면 난트를 활용해 보세요!



Editor. 박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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