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센으로 소통하는 미술 감독, 류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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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영화를 고를 때 어떤 기준이 있나요? 감독이나 배우도 좋지만 영화 미술이 선택지가 될 수 있죠. 리얼하면서도 아름다운 비주얼로 관객을 푹 빠지게 만드는 영화 미술의 세계, 그 한 가운데 #류성희(@podo_________) 미술 감독이 있습니다.





2016년 영화 #아가씨 로 한국인 최초 칸 영화제 벌칸상(최고 기술상)까지 수상한 그는 원래 도예를 전공했습니다. 그러나 매체와 소통 창구의 확장에 대한 갈증을 느껴 영화를 택했죠. 미국 영화 연구소(AFI)에서 영화 미술을 배운 후 2000년 송일곤 감독 #꽃섬 의 미술을 맡으면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는 1930년대부터 프로덕션 디자인이란 개념이 정착됐지만 한국은 불모지였죠. 류성희 감독은 2000년대에 ‘프로덕션 디자이너’라는 단어를 알리고 정착시킨 인물입니다. 그는 영화 #살인의추억 #올드보이 #괴물 #박쥐 #마더 등 한국 영화 르네상스를 이끈 작품의 미술을 담당했는데요. 뛰어난 이해력으로 캐릭터를 분석하고 흙을 빚던 손길로 정성스레 작업하여 이야기의 흐름을 결정짓습니다.





류 감독의 독보적인 감각은 이미 영화 <올드보이>로 증명됐었죠. 복수극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 <올드보이>. 극 중 오대수의 방에는 기하학 패턴의 벽지가 사용됐습니다. 15년간 감금되어 복수를 꿈꾸던 오대수의 폭력성을 표현하면서도 캐릭터성을 눌러주기 위해 사용된 것인데요. 지금 봐도 강한 인상을 남길 정도로 파격적이고 세련됐습니다.





패턴은 류성희의 미술 세계에서 영화 전반의 흐름을 아우를 정도로 중요한 요소입니다. 영화 <박쥐>에서도 태주의 방을 숨이 막힐 듯 빼곡한 패턴으로 채워 태주의 권태로운 심리를 묘사하죠. 영화 <아가씨>는 고풍스러운 서양식 패턴을 통해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배경과 코우스키의 욕망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쓰입니다. #헤어질결심 에서는 극 중 중요한 요소인 주인공의 음성을 파동 형태로 풀어내 짙은 파도처럼 담아냈습니다.





류성희 감독은 수년 간 합을 맞춰온 정서경 작가의 #작은아씨들 로 인생 첫 드라마에 도전했는데요. 여기서 디테일이 돋보이는 벽지를 아낌없이 쓰면서 환상 동화 같은 미장센을 완성했죠. 최근에는 뮤직비디오까지 맡으며 영역을 전방위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공개된 BTS #RM(@rkive)의 뮤직비디오 ‘Come Back To Me’는 5분 41초의 짧은 영상이었지만 독특한 패턴, 푸른색, 각기 다른 ‘나’를 상징하던 무대 세트까지 류성희 감독의 미감을 압축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죠.


그간 리얼리즘이 주류를 이뤘던 한국 영화에서 류 감독의 미술은 지문처럼 고유의 스타일로 선명하게 남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휴가, 류성희 감독의 탐미적 세계로 흠뻑 젖어보는 건 어떨까요.


Editor. 박현정


#영화미술 #미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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