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가구 디자이너, 임스 부부의 임스 체어 탄생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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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디자인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의 찰스&레이 임스(@eamesoffice), 부부인 두 사람의 근사한 의자 디자인이 2차 세계 대전 속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을 아셨나요? 부상병을 괴롭히는 형편없는 철제 부목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성형 합판(molded plywood) 기술이 장차 가구 디자인사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오는데요. 그 시작과 끝에 임스 부부가 있습니다.





건축을 전공하고 기술적인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찰스 임스(Charles Eames, 1907-1978)와 순수 미술가로 활동하며 예술가 길을 걷던 레이 임스(Ray Eames, 1912-1988). 부부가 된 두 사람은 194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후반까지, 성형 합판으로 이루어진 다수의 상업 가구를 디자인하며 ‘상품을 작품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변형을 멈추지 않는 나무를 소재로 가구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오늘날에도 굉장히 까다로운 작업인데요. 임스 부부 역시 본격적으로 성형 합판 가구를 선보이기 전, #뉴욕현대미술관(@themuseumofmodernart)이 주최한 공모전에서 인체 굴곡을 본뜬 ‘셸 체어’로 1위를 수상하면서도 부족한 상업성으로 인해 출시에 어려움을 겪었었죠. 그러나 얼마 뒤 발발한 2차 세계 대전이 두 사람에게는 한편으로 기회였는데요. 부상병을 위한 더 나은 부목을 의뢰받으며 성형 합판 개발에 박차가 가해졌고, 이때의 경험과 자산을 바탕으로 실용성과 심미성 모두를 충족하는 위대한 가구 디자인이 여럿 탄생합니다.





역사에는 늘 변혁의 순간들이 있죠. 1859년 미하엘 토넷(Michael Thonet, 1796-1871)은 원목을 구부리는 벤딩 기법을 적용한 ‘14 체어’를 선보이며 원목 의자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1933년 알바 알토(Alvar Aalto, 1898-1976)는 나무토막 끝을 빗처럼 자른 뒤 서로 교차시켜 구부린 L-leg 시스템으로 ‘스툴 60’을 디자인했고, 이것은 지극히 단순한 구조로 튼튼한 내구성과 뛰어난 생산성을 마련하며 산업 디자인사의 걸작으로 칭송받고 있죠. 그리고 1940년대 중반 오늘의 주인공인 임스 부부는 ‘성형 합판’ 기술로 나무 판재의 자유로운 가공성을 탐구하여 다양한 형태와 목적에 맞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현대적 의자 디자인에 정수를 이룩하죠.





세계적인 명성의 스위스 가구 브랜드인 ‘비트라’ 또한 창립자인 펠바움 부부가 1950년대 미국 여행 중 접한 허먼 밀러사의 ‘임스 체어’에 매료된 후 부단한 협의 끝에 그 유럽 판매권을 따낸 것이 창사의 계기일 정도로, 임스 부부의 포트폴리오는 당대부터 현재까지 진득한 찬사를 쏟아내며 가구 디자인사에 한 회도 빠지지 않는 주연급 스타로서 등장하는데요. 2차 세계 대전을 기점으로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시대를 맞이한 미국과 함께 성형 합판 가구 디자인으로 전 세계를 휘어잡은 임스 부부. 우리는 여전히 그 영향력 아래 살고 있습니다.


Editor. 전지은


Image. Eames Office, Vi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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