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 하디드 건축이 건물이 된다면
트렌드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익숙한 건축가 #자하하디드(1950-2016)는 건축, 인테리어, 가구,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 해체주의 디자인을 접목해 왔습니다. 그녀는 이제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건축사무소 #ZHA(@zahahadidarchitects)는 하디드의 철학을 이어오고 있죠.
최근 ZHA는 이탈리아 천연석 회사 뉴트라(@neutra.design)와 함께 제작한 대리석 가구를 공개했는데요. 미네라 테이블(Minera Table), 브랜치 콘솔(Branch Console)로 구성된 에로전(Erosion) 컬렉션은 최고급 카라라 대리석을 통째로 사용해 가구보다는 조각 작품에 가까운 인상을 줍니다. 단단한 대리석에 시간과 자연적 에너지가 침식한 듯하지만 유려하게 깎은 선과 형태는 분명 자하 하디드의 언어와 닿아있죠.
하디드의 디자인은 아랍의 기하학과 러시아 구성주의에서 출발합니다. 그녀는 평면과 입체 구성을 해체하고 비정형적 느낌을 디자인해 새로운 건축 언어를 구축했습니다. 그녀가 생전 선보였던 가구들도 기술적 도전과 해체주의 형상을 부여받았죠. 분명 자연에서 출발했으나 마치 외계의 것처럼 시각적 긴장감을 줍니다.
빙하와 침식 지질 구조에서 파생된 ‘Z-Scape’, 플렉시 글라스로 물의 파동을 담은 ‘리퀴드 글라스Liquid Glacial’, 거대한 조각품이 된 화병 ‘Flow Vase’ 모듈식 좌석의 개념을 재정의한 소파 ‘Moon System’ 등 자하 하디드와 ZHA가 선보인 가구는 우리가 알던 가구의 형태를 뛰어넘습니다. 생경한 형상을 띄면서도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이 독특한 이 가구들은 자하 하디드가 공간에 부여하는 아름다운 에세이입니다.
Editor. 박현정
Image. ZHA, Arquitectura Viva, Arch 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