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을 감각하게 하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전시 소개



연인을 만나기 위한 만리장성 횡단



행위예술가 #마리나아브라모비치(@abramovicinstitute)가 #상하이현대미술관(@modernartmuseum_sh)에서 《변화하는 에너지(Transforming Energy)》 전을 진행 중입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 본인에게 특히 기념비적인 전시인데요. 36년 전인 1988년, 당시 연인이었던 울라이와 만리장성을 횡단한 퍼포먼스 <만리장성 걷기(Great Wall Walk)>에서 영감을 얻어 기획됐기 때문이죠. 지리적 위치가 중국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전시장에서 먼저 만나게 될 작품은 1,000여 장에 걸친 만리장성 횡단 사진. 가파른 성벽을 오르는 빨간 옷의 마리나와 장엄하게 펼쳐진 중국의 산, 2,500km을 걸어 산시성의 센무에서 만난 두 사람을 볼 수 있죠.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만리장성 걷기(Great Wall Walk)> 1988



<만리장성 걷기>(1988)에는 후일담이 있는데요. 해당 퍼포먼스는 마리나와 울라이가 각각 보하이 만과 고비 사막에서 출발해 중간에서 만나 결혼하는 기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 프로젝트 승인을 얻어내는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둘의 관계는 외도와 작품 소유권 분쟁으로 뒤틀리죠. 그럼에도 이들은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혼’을 향한 행진으로 계획된 작품은 ‘이별’을 향한 여정으로 변모합니다. 퍼포먼스는 어떤 형태의 예술보다 현재를 담아내는 예술. 그렇게 마리나의 퍼포먼스는 그의 유동하는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 됩니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변화하는 에너지(Transforming Energy)》 전경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전시장 2층의 <일시적인 사물들(Transitory Objects)>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채취한 수정을 중심으로 한 설치 작품이 핵심인데요. 머리맡에 수정이 설치된 구리 욕조에 몸을 담그는 작품이 대표적이죠. 마리나가 관람객에게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 휴대폰을 잠시 넣어두고 ‘현재의 감각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변화하는 에너지(Transforming Energy)》 전경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아트넷(artnet)과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어도 계속 퍼포먼스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힙니다. <일시적인 사물들>에서는 자신의 작품세계가 이어지길 바라는 고민이 묻어나죠. 만리장성 퍼포먼스부터 설치까지 작품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그가 일관되게 강조해 온 건 살아있는 동안의 주고받음. 그의 작품은 현재에만 유효한 것들을 상기시킵니다. 작가는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에만 가능한 일을 하라’고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MoMA 회고전 《Marina Abamovic: The Artist is Present》(2010)



Editor. 성민지

Image. 상하이현대미술관(MAM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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