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마 켄고의 감각으로 완성된 소리의 숲
기타오디오 박물관 #오디움(@audeummuseum)이 지난 5일 청계산 자락에 문을 열었습니다. 에디슨 축음기부터 빈티지 스피커와 앰프, 약 10만 장의 희귀 LP 등 현대 오디오 역사 150년을 만날 수 있어 국내외 오디오 애호가들의 마음을 들썩이게 했죠. 무엇보다 이곳은 일본 건축의 거장 #쿠마켄고(@kkaa_official)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기획부터 완공까지 담당한 건축물이라 더욱 뜻깊습니다.
자연물로 자연과 기술, 인간을 연결해 온 건축가 쿠마 켄고는 오디움에 대해 “알루미늄의 숲, 오디오 컬렉션의 숲”이라 표현했는데요. 지상 5층 건물의 외벽에 길이 최대 40m의 알루미늄 파이프 2만여 개를 수직으로 쌓아 빽빽한 숲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감각하도록 합니다. 또한 내부는 나무를 사용해 방문객이 빛과 바람, 질감, 향기를 느끼고 청각을 통한 치유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죠.
전시실에는 나무 패널과 각종 흡음재, 음향판을 사용해 청음에 최적화된 공간을 구현했습니다. ‘빈티지 스피커의 제왕’ 웨스턴 일렉트릭(Western Electric)의 대표 오디오 시스템 ‘미러포닉(Mirrorphonic)’을 감상할 수 있는 지하 2층 라운지에는 하얀 패브릭을 종이접기처럼 접어 몽환적인 공간을 연출했습니다.
VI(Visual Identity)는 그래픽 디자이너 #하라켄야가 맡아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하라 켄야는 오디움을 위해 축음기 스피커 형태를 이미지화한 심볼을 제작했는데요. 그의 시그니처 ‘햅틱 디자인’처럼 웹사이트 상단 로고에 마우스를 대면 4가지 각기 다른 소리가 나는 애니메이션 효과를 심어두었습니다. 또한 밴드 ‘Heima’가 연주한 바흐 무반주 첼로 연주곡을 로고 애니메이션에 접목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을 표현했습니다.
현재 오디움은 개관전 《정음(正音): 소리의 여정》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도심 속 숲 한 가운데, 오감을 자극하는 공간에서 품격 있는 사운드의 힘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 Audeum, 11h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