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상징, 단색화 거장 박서보 별세
이슈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Park SeoBo, 1931-2023)이 14일 오전 별세했습니다. 1931년생, 올해 92세로 지난 2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았으나,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라고 말하며 최근까지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왔습니다.
추상미술의 거장, 단색화의 기수, 수행의 예술가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을 만큼 한국 현대미술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해온 그는, 무수히 많은 선을 긋는 '묘법' 연작으로 전 세계에 단색화를 알려왔습니다.
"최근에 내가 120호짜리 노랑 그림을 하나 시작했어. 연하게, 연하게, 그 연한 톤을 일부러 세 번 반복해서 그려. 그럼 여기서 깊은 맛이 나. 한 번에 쓱쓱 칠하는 게 아니라 수십 번 반복했을 때 쌓이고 쌓이는 그 맛이라는 건, ... 서양 화가들은 그런 걸 할 리가 없지. 나는 도 닦듯이 하는 거니까."
도를 닦는 수행자의 마음으로, 화가로서 70여 년의 세월을 보낸 박서보 화백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