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F___ You를 날린 작가, 아이 웨이웨이

/ 전시 소개


누구도 아이 웨이웨이를 막을 순 없어!



아이 웨이웨이의 ‘원근법 연구’ 시리즈 _ 사진 artforum


아이 웨이웨이의 '원근법 연구' 시리즈 (출처: artforum)


천안문을 향해, 백악관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날린 사진들, 바로 중국 베이징 출신 작가 아이웨이웨이(Ai Weiwei)의 작품 ‘원근법 연구’입니다. 전 세계의 역사적, 상징적 기념물만 골라 욕을 날리면서 제도의 권위를 조롱하는 사진 시리즈인데요. 이 작품이 바로 그를 말해줍니다. 아이 웨이웨이는 사회 정치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작품으로 또 행동으로 발언하는 작가라는 것을요! 그는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표현의 자유와 인권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억압에 맞섭니다. 매거진 아트리뷰(ArtReview)가 선정한 ‘세계 미술계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1위에 선정되기도 했던 그의 선한 영향력, 작품 세계를 들여다볼까요?



진짜 이야기를 찾아서, 그 속으로 뛰어들다


작년 11월, ‘원근법 연구’는 홍콩의 한 미술관 전시에서 제외되고 홈페이지에서도 삭제되면서 중국의 문화예술 검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는 친중 진영으로부터 ‘반체제 인사’로 검열과 비난을 받아온 지 오래입니다. 중국 정부의 부조리를 작품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8년 중국 쓰촨 대지진이었는데요, 당시 정부에서 부실공사 책임을 피하기 위해 정확한 원인 규명과 사망자 발표를 제대로 하지 않자, 직접 행동으로 나섰습니다. 시민 조사단을 꾸려 관계자들을 인터뷰하고 사망한 사람들을 조사해 5천 명이 넘는 그 이름을 모아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기리는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진실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거대 설치물과 함께, 벽면에 사망자들의 이름을 나열하고, 이들의 이름을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로 부르는 녹음 프로젝트를 통해 모두를 기억하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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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 지역 지진으로 사망한 아이들을 상징하는 책가방을 모아 진행한 거대설치 ‘remembering’ (출처: (좌) 아이 웨이웨이, (우) Problem Solving)


쓰촨 지진의 폐허 현장에서 철근을 모아 두드려 다시 곧게 펴고, 물결과 같이 설치한


쓰촨 지진의 폐허 현장에서 철근을 모아 두드려 다시 곧게 펴고, 물결과 같이 설치한 ‘straight’ 작품 (출처: 아이 웨이웨이)



표현의 자유, 절대 포기할 수 없지


반체제 작가로 알려지면서 아이 웨이웨이는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는데요, 그의 블로그는 강제 폐쇄되었고, 베이징의 스튜디오가 예고 없이 철거되기도 했습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81일간 구금되기도, 여권이 몇 년간 압수되기도, 한화로 약 27억 원의 벌금을 선고받기도요. 그러나 이런 역경조차 그를 막을 수 없습니다. 부당한 억압에 대해 그답게 비판적인 작업으로 맞섰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를 위해 시위를 벌이기도 하고, 벌금을 모금하는 등 행동으로 그를 지지했습니다. “예술은 문제와 모순으로부터 나오고 이것들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힌 그의 소신이 드러나는 발자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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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작업실에 설치한 4대의 카메라를 통해, 웹사이트 weiweicam.com에서 실시간 공개 되었고, 5,200만 명의 접속자 수를 기록한 후 당국에 의해 접속이 차단되었다. (출처: 플리커)

(우) 작품 ‘조명’. 새벽,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두명의 경찰에게 둘러싸인 순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촬영했다.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생존의 현장, 현실에서 튀어나온 작품들


2015년 이후, 중국을 벗어나 독일에 거주하면서는 활동을 세계로 넓혀 난민에 대해 발언하고 있습니다. 난민들이 사용했던 구명조끼를 모아, 독일의 공연장 콘체르트하우스의 기둥에 설치했는데, 일부러 국제 언론의 주목을 받는 영화제가 열리는 타이밍에 맞추어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머나먼 얘기처럼 취급되어 쉽게 지워지곤 하는 난민들의 존재감을, 압도적인 설치로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죠. 난민들의 옷가지를 가지런히 정리하여 둔 작업 ‘빨래방’의 아기 옷부터 체크무늬 셔츠, 샌들, 부츠 등 일상적 물건들은 난민들이 그저 평범한 사람들임을 다시 떠올리게 하면서도, 주인 없이 놓인 모습은 그들의 부재를 의미합니다. 그들의 물건뿐 아니라 그 현장을 함께 하며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아이 웨이웨이는 난민캠프에 방문하여 피아노를 설치하고, 음악이 울려 퍼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피아노 연주는 삶이자 예술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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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유럽을 향하는 난민들의 경유지인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난민들이 착용했던 구명조끼 1만4천여 개로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기둥을 뒤덮은 설치미술 작품 (출처: Getty Images)

(우)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경계의 이도메니 난민캠프에서 그리스 정부가 난민들을 이동시킨 뒤 남겨진 옷과 신발을 수집하여 세탁, 수선, 다림질한 뒤에 가지런히 정리한 작품 ‘빨래방’ (출처: 연합뉴스)



함께 생각해야 할 '인간미래'


그리고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그의 개인전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가 진행 중입니다. 영상, 설치, 조각, 사진 등 120점이 넘는 작품으로 그의 작품세계를 펼쳐놓고 있는데요. 거대 설치의 압도감도 느낄 수 있지만 무엇보다 그의 작품들을 가까이,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전통적인 기법을 끌어와 위트 있게 반전을 꾀하는 작품들은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장식 예술 같은데요, 가만 보면 무언가 이상합니다. 유리 공예 기법으로 만들어진 검은 샹들리에는 해골바가지이고, 도자기 무늬는 난민들의 모습입니다. 화려한 패턴 벽지는 그를 억압했던 수갑, 카메라 등의 이미지가 조합되어 있고 반대로 소통 창구였던 트위터의 새도 있고요. 이들 모두 실상을 가리고 아름다운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이 세상을 꼬집습니다.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아이 웨이웨이는 말했습니다. 표현의 자유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것, 생명 자체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이것 말고는 없습니다.” 결국은 모든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고. 미래를 향해 가면서 잊지 말아야할 메세지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전시는 4월 17일까지 이어지니, 그의 시각으로 세상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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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의 작품 사진들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중앙일보 이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