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세의 보그 모델 마고가 말하는 사랑
이슈102세의 홀로코스트 생존자 #마고프리드랜더(Margot Friedländer)가 #보그(@voguegermany) 독일의 표지 모델이 되었습니다. 보그 독일 7-8월 호의 주제는 ‘사랑’. 과연 반유대주의라는 혐오 속에서 살아남은 그녀가 말하는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요.
히틀러가 집권한 시기에 마고는 12살이었습니다. 의상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102세가 된 지금, 울랜드스트라세(Uhlandstrasse) 거리를 돌아봅니다. 그곳은 그녀가 21살 때 재봉 훈련을 받으러 출근하던 거리로, 1938년 11월 초 유대인 상점의 유리창이 속수무책으로 깨지던 ‘수정의 밤(Kristallnacht)’ 때 파괴됐죠. 이후 그녀 가족들은 독일 탈출을 감행하나 동생 랄프가 비밀경찰로 활동하던 나치에 체포되고, 어머니가 동생을 따라 수용소에 들어가게 됨으로써 흩어지게 됩니다. 그녀도 곧 테레지엔슈타트 강제수용소에 감금되죠. 전쟁이 끝난 뒤 그녀는 강제수용소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해 미국 브루클린으로 이주해 66년을 삽니다. 그리고 남편이 사망한 지 13년 뒤인 2010년,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오죠.
2024년 1월 27일 보그 독일과의 인터뷰에서 마고는 그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을 묻는 질문에 이와 같이 답변하는데요. ‘삶의 경험과 삶에 대한 태도가 나 자신(Ich bin meine Haltung, ich bin meine Lebenserfahrung)’이며 ‘모든 사람을 사랑할 필요는 없지만 존중해야 한다(Ich muss nicht alle lieben, aber ich muss sie respektieren)’라고요. 이는 끊임없는 혐오와 생이별 속에서 그녀를 살아가게 한 중심처럼 읽힙니다.
2014년 그녀가 쓴 책의 제목은 <Try to Make Your Life(당신의 삶을 만들어 가세요)>인데요. 이는 마고의 어머니가 강제수용소에 가기 전 그녀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였습니다. 현재 그녀는 ‘두 번째 증인(Zweitzeugen)’ 협회에서 청년들에게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들 스스로 두 번째 증인이 되게 하고, 나아가 모든 형태의 차별에 대항하는 힘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목적이죠.
고립주의와 적대감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그녀는 말합니다. ‘우리를 분리시키는 것이 아닌, 연결시키는 것을 보라’고요. 그녀의 이야기가 맘을 울렁이게 하는 건 우리 모두가 지닌 보편성 때문일 겁니다. 삶에 대한 애정 말이죠. 삶을 소중히 하는 사람은 절망적인 순간에도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지닙니다. 마고에게 그것은 어머니의 메시지였는데요. 어쩌면 삶의 가장 큰 질문은 삶을 사랑하는 우리가 타인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 아닐까요.
Editor. 성민지
Image. VOGUE Germany, Mark Peckmez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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