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미국적이고 가장 논쟁적인 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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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비엔날레(@whitneymuseum)가 3월 20일 개막했습니다. 유난히 도전적인 성격으로 ‘가장 미국적인 전시’라고 평가받으며 다양한 논쟁의 장이 되는 휘트니 비엔날레. 올해는 ‘실제보다 더 나은 것(Even Better Than the Real Thing)’을 주제로 총 71팀의 작가와 콜렉티브가 참여했습니다.





휘트니 비엔날레답게 올해에도 역시 논란의 작품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데미안 디네야지(@heterogeneoushomosexual) 작가의 ‘우리는 종말/학살을 상상하지 말아야 한다 + 우리는 해방을 상상해야 한다’라는 작품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문구인 “자유 팔레스타인(Free Palestine)”이 숨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휘트니 비엔날레의 큐레이터들조차도 몰랐던 요소라고 하는데요. 작가는 “자유 팔레스타인”이라는 문구를 통해 ‘점령, 대량 학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강제 이주’와 같은 키워드를 드러내고 영구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술관 측은 “몰랐던 사실이나 철거 계획은 없다.”라고 답한 뒤 “알았다고 해도 설치 결정에 변화는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죠. 이 장면에서 엿보이는 ‘자율성에 대한 존중’과 그로부터 비롯된 ‘다양성’이야말로 휘트니 비엔날레를 어느 곳보다 ‘미국적인’ 현장으로 만들었습니다.





현재를 탐구하고 미래를 그려나가는 장으로서 기능한 휘트니 비엔날레는 언제나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모습으로 ‘미술계의 악동’ 역할을 자처합니다. 코로나로 잠시 휴식기를 보내고 조금은 정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지난 에디션과 달리, 올해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휘트니 비엔날레의 새 장을 열었다는 반응들이 보이는데요. 다루는 주제와 표현 방식의 다각화를 공격적으로 수용한 덕분입니다. 한 참여 작가의 ‘불협화음의 합창’이란 표현처럼, 도발적이면서도 시의성이 담긴 각양각색 목소리가 전시장을 가득 채웠죠.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민감한 문제들을 거론하며 다가올 충돌을 외면하지 않았던 작가들과 휘트니 비엔날레. 전투적이고 혼란스러운 바깥세상의 ‘실제 갈등’이 예술이라는 망으로 순화되기를 소망합니다.



《2024 휘트니 비엔날레》

∙ 2024.03.20 ~ 2024.08.11

∙ 휘트니 뮤지엄, 99 Gansevoort St, New York, NY 10014


📷 Whitney Museum, Artnet,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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