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과 숨김을 오가는 초현실적 사진

전시 소개



영국 사진작가 #올리버메이홀(@oliver.mayhall)의 전시 《Illusion of Light》가 종로 누하동의 #어피스어피스(@apiece_apeace)에서 9월 28일까지 열립니다. 그의 사진을 설명할 때에는 ‘초현실주의’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데요. 그의 작품에 묻어나는 초현실주의는 일상의 사물을 이용해 이뤄집니다. 손거울과 문진, 거울과 컵 등이 피사체를 굴절시키거나 상(象)을 반대로 맺히게 함으로써 생경한 분위기를 자아내죠. 흑백 사진으로 오로지 형상에만 집중하게 하는 힘도 지닙니다.





작가는 노팅엄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던 중 거리를 찍은 현장 사진에 매료됩니다. 이후에는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교에서 다큐멘터리 제작 석사과정을 밟았죠. 그의 지난 행보는 생활 속 사물과의 접촉에서 인상적 순간을 만들어내는 최근 그의 작품에 비춰볼 때 역사라는 거시적 서사와 이에 쉽게 포섭되지 않는 거리의 면면, 그 가운데 진실된 순간을 포착하려는 교차점처럼 느껴집니다.





그의 사진에서 묻어나는 환상적인 분위기는 꿈과는 거리가 멉니다. <The Eye> 속 와인잔에 굴절돼 볼록렌즈 마냥 커 보이는 눈은 일상에서 쉬이 지나치기 쉬운 순간을, <All Eyes On You>는 여성의 가슴과 성기 등에 눈을 붙여 유독 시선이 가는 부위를 시선의 주체인 눈으로 가림으로써 위트를 더합니다. <Where Sky Meets Earth>는 사진의 공간과 물체 속 공간이 동일해 물체를 거울처럼 느끼게 하지만, 엉뚱하게 등장한 손 하나가 의문을 일으킵니다. 과장과 의도적인 은폐를 자유로이 오가는 접근이 초현실을 만들어내죠. 서촌에 들러 그의 사진을 만나보세요. 주변을 향한 시선을 살짝만 바꿔도, 일상이 달라짐을 알게 될 거예요.





《Illusion of Light》

∙ 어피스 어피스 (A Piece A Peace)

∙ 2024.9.6~2024.9.28

∙ 종로구 필운대로 48 4층


Editor. 성민지

Image 어피스 어피스, Oliver May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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