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적 사유를 담아내는 예술가
전시 소개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필연적으로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먹을 사용해 내면의 다양한 감정들을 정갈하게 풀어내는 작가 #무나씨(@moonothing)가 ‘관계’를 주제로 한 전시 《찰랑 Our mind rippled and sparkled》를 #에브리데이몬데이(@everydaymooonday)에서 9월 22일까지 진행합니다. 무나씨는 이번 전시로 본질적인 고독과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포착해 감상자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합니다.
‘내가 없음’을 의미하는 불교 용어 ‘무아(無我)’에서 따온 무나씨, 김대현(b.1980) 작가는 이름에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이름처럼 불교적 색채가 짙게 드러납니다. 특히 인물들의 얼굴은 부처의 미소처럼 알 듯 말 듯한 오묘한 무표정을 띠고 있죠. 유럽의 오래된 조각상처럼 우뚝 솟은 모습이지만, 동시에 모든 감정을 품어줄 것 같은 너른 이마와 온유한 선의 이어짐이 토속적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무나씨는 형태뿐 아니라 흑과 백의 단순한 색 조합으로 화면에 여백을 더합니다. 명징한 색의 대비는 감정의 근원에 다가가도록 유도하며, 덤덤한 먹의 터치는 관람자로부터 깊은 사색을 이끌어냅니다. 세필로 섬세하게 채워나간 선들은 꾹꾹 눌러 쓴 일기장처럼 밀도 높은 이야기를 전달하죠.
“감상자들이 감정을 ‘탐구 대상’으로 보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탐구한 결과물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한 ‘균형’ 시리즈는 두 인물이 서로 의지하고 균형을 맞추는 순간을 포착하고, 물 속에 잠겨 있는 인물들은 바위처럼 굳건해 보이면서도 언제든지 균형이 깨질 듯한 긴장감을 자아냅니다.
때때로 세상에 혼자 남은 듯한 외로움이 느껴질 때도 있고, 마음 속에 파도가 일어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 어떻게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요? 무나씨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흐르지 못하고 고립된 채 가라 앉아있던 마음이, 관계가 시작되자 흐르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몸에 힘을 빼고 흐름에 몸을 맡길 때, 비로소 물에 뜰 수 있죠. 그의 그림은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마음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알려주는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찰랑 Our mind rippled and sparkled》
• 사람 간의 관계성, 신작 회화 10점, 영상 1점
• 2024.08.01 ~ 2024.09.22
• 에브리데이몬데이 갤러리, 서울특별시 송파구 송파대로48길 14
Editor. 박현정
Image. EM, 무나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