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잡스가 거실에 유일하게 둔 의자

기타



재료 본연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것은 모든 창작자의 깊은 고민이자 무언의 약속입니다. 오늘 소개할 #조지나카시마(@nakashimawoodworkers)는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다뤄온 가장 보통의 재료인 ‘나무’를 새로이 바라보며, 20세기 한 창작자로서 원목 가구의 지평을 넓힌 역사적인 인물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거실에 유일하게 둔 의자, BTS RM(@rkive)이 애정하는 가구의 디자이너로도 알려진 조지 나카시마의 출생은 미국 워싱턴인데요. 일본 태생의 미국인으로서 건축을 전공 후 여러 도시와 경험을 거치다 끝내 일본에 당도한 나카시마는 고국의 섬세한 공예 문화를 경험하죠. 시류의 현주소인 미국인으로서 쌓아온 현실감각 위에 동양의 자연주의 사상이 개화된 덕분이었을까요, 미국으로 돌아온 조지 나카시마는 이때부터 나무 본연의 가치를 존중하는 작업에 몰두합니다.





당시에도 ‘원목 가구’야 물론 많았지만, 조지 나카시마의 가구는 분명히 달랐습니다.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는 ‘우드슬랩(통나무 변재를 그대로 살려 제재한 판재)’ 가구 역시 나카시마가 70여 년 전 제시한 놀라운 디자인이었죠. 재료를 가공하지 않을수록 부각되는 ‘촌스러움’과 ‘미완성의 느낌’도 나카시마 작업에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멋과 인위적인 손길 사이에 아주 미세한 교점을 집어낸 나카시마는 현재까지도 수많은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고 있죠.





1990년 세상을 떠난 조지 나카시마의 뒤를 이어 그의 딸인 미라 나카시마가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며 원목 가구 문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무겁고, 비싸고, 변형되기 일쑤인 탓에 그 수요가 점점 줄어드는데요. 온통 화학물질뿐인 우리네 공간에 자연을 내쉬는 원목 가구의 가치는 아직 뚜렷합니다. 나무의 희생을 거룩히 받아들이고 그 쓰임이 헛되지 않게 노력한 조지 나카시마의 정신이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 George Nakashima Woodworkers

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