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하지 못한 순간들을 그립니다. 금방이라도 사라져 없어질 듯한 화려했던 찰나를 기억하며. 

이유리

My Blue. Blue는 우울을 뜻한다. 
푸른 기운을 잔뜩 띠고 있는 이 고양이는 무언가를 응시한다. 무언가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 모두를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이 고양이는 무엇을 기다리는가? 다가오는 운명을 모른채 기다리고 버티는 것밖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잔뜩 긴장한 몸으로 앞으로 올 미래를 마주할 수 밖에.

My Blue

파란 하늘과 분홍빛 구름들, 예쁘게 포장된 티 패키지, 패션 화보 그 속에 조화롭게 어우러진 색채와 질감, 로고. 매일 눈에 담기는 또렷한 컬러들과 선들.

일상에서 종종 무언가를 마주할 때 눈에 들어오는 색채, 질감, 형태, 선, 구조, 그 조합들이 주는 시각적 감각만으로도 눈이 환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합니다.

그렇게 제가 감각하는 색과 형태, 그리고 물질성의 조합을 캔버스 화면 위에 올려갑니다.

김지은

Untitled

타인과의 관계 혹은 외부에서 영향을 받아 감정적 변화가 생기고, 그것을 가상의 공간 속에서 겪어내거나 해소하는 '개인'을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개인과 공간의 관계는 아주 개인적인 이미지로부터 시작되지만 그것이 결국 보편화되어 관람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그들의 철학에 접근하기를 바란다.

태현영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탐구와 트라우마의 해소, 사랑의 단상

공동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필연적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물 위에 스포이드로 물감을 떨어트렸을 시에 물결이 일고 본연의 형태가 일그러지게 되는 현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를 소재로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과 불확실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외부의 자극이 있을 때 그 자극을 받는 주체는 어떤 방식으로든 흔들리기 마련이다.

불완전한 존재들

나는 빠르게 미끄러지는 세상 속에 발을 딛고 세상과 나를 직시하고자 작업한다.  그림 앞에서 계획 없이 몸을 움직여 제스쳐를 행하고 현실에서 보거나 상상한 형상을 그려 넣는다. 구상과 추상을 구분하지 않고 회화의 우연적 효과 속에서 가능한 형상을 상상한다. 작업은 세상에 대한 의문, 개인의 경험, 그리기의 유희, 수행 의지가 교차하는 곳에서 행해진다.  시행착오의 연속 속에서 현재를 체감하고 흐릿했던 생각들은 선명해진다. 



이서윤

계획이나 스케치 없이 자유롭게 제스쳐를 행하며 작업했다. <알이 멈춰있는 모양대로>라는 제목은 어렸을 적 발코니 화분에 비둘기가 알을 낳은 기억을 바탕으로 쓴 조각글에 나오는 문장이다. 관련성이 뚜렷하지 않은 이미지와 텍스트의 틈새에서, 관객이 먼 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 바란다. 

알이 멈춰있는 모양대로

안녕하세요 평면매체를 다루는 작가 강채연입니다. 주로 가상적 속성과 회화적 속성을 혼합하고 새로운 매체탐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채연

그의 다른 원인불명 질병인 ‘기형종(테라토마)’는 '괴물같은'의 그리스 어원을 지니는 '테라'에서 비롯된 알 수 없는 덩어리로부터 시작되었다. 스스로 끝없이 분열하며 '만들어야할 신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제어를 잃어 뒤죽박죽 생겼다. 그에게 고통이지만 그와 닮은 형상의, 아이는 아니지만 아이처럼 느껴지는 모순적인 감정은 이 엉켜있는 덩어리만큼 복잡미묘했다. 그는 DALL-E, Midjourny에게도 그려지기를 거부당한 덩어리에게 찬찬히 뜯어보면서 마주보며 얘기할 수 있는 얼굴을 만들어준다. 

Tera 9

권소진 작가는 반복과 차이 속에서 진정한 것의 본질을 탐구한다. 익숙한 풍경에서 "그림 같다"고 느끼는 순간을 통해, 단순한 일치가 아닌 기대를 뛰어넘는 차이를 발견한다. '사물이 된 그림' 시리즈는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허물며, 시각과 관념의 충돌을 통해 사물이 그림으로 전복 되는 아이러니를 표현한다. 사물을 붙인 것처럼 표현된 일조의 눈속임 그림은 우리가 '무엇을 그림으로 보는가'에 질문을 던진다. 이를 통해 보이는 것 이상의 진정성을 탐구하며, 숨겨진 의미와 아름다움을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

권소진

진짜 같은 것 옆에 더 진짜 같은 것이 붙는다, 실재였던 것은 허상이 되고, 사물이었던 것은 그림이 된다. 나의 작업은 그림이 가장 '그림처럼' 보일 때 갖게 되는 리얼리티와, 이것이 우리의 시각을 통해 사물로 전복되는 아이러니함에 관한 것이다. 이미지-사물-이미지를 반복하는 재귀적 회화 방식은 가벼운 눈속임으로부터 출발한다. 보는 이는 그려진 이미지, 붙여진 이미지, 차용된 이미지, 혹은 관념적인 이미지가 뒤섞인 화면 속에서 각자가 받아들인 그림 속 그림을 유영한다. 

A place where honey flows

사건 당시의 강렬한 경험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렴풋한 '감정의 표상'으로 남게 되는 것에 주목한다. 초기의 선명했던 기억은 개인의 감각과 감정을 통해 배열되고 여과되어 새로운 형상으로 남게 된다. 이처럼 기억은 현재의 감정 상태와 주관적 해석에 의해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동적인 현상이다. 피어나고, 점멸하고, 공명하는 등의 유기적 형상은 '감정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모양'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그려내고 닦아내는 반복적 수행은 '기억이 형성되고 변화하는 방식'을 표현하려는 시도이다.

황혜진

어둠 속에서 빛이 피어나고, 점멸하며, 공명하는 등의 모양은 감정의 형성과 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어둠 속에서 빛이 피어나는 순간은 마치 우리가 무의식 속에 잠들어 있던 감정이 떠오르는 것과 같다. 
이러한 빛은 갑작스럽게 나타나 우리의 의식 속에 자리 잡으며 특정한 사건 속 기억을 증폭시킨다. 

우리의 의식이 닿지 않는 깊은 곳에 존재하는 잠재된 감정들은, 어느덧 빛이 피어나는 것처럼
조금씩 피어나고 또 소멸한다.

매듭달

이영준은 회화를 매체로 개인의 서사와 감정을 바탕으로 한 공간과 형태, 구조에 관한 실험적 작업을 한다. 그는 과거 기억으로부터 출발한 이미지들을 이질적인 재료들을 사용하여 희석하거나, 축적하고 전복하는 과정을 통해 화면공간을 구현한다. 최근에는 반복되는 움직임들에서 파생되는 형태들을 나열하는 방식을 통해 리듬감을 시각화 하고 있다.



이영준

4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Layers> 연작 중 하나이다. 오일과 아크릴 물감을 베이스로 하며 실크스크린 기법이 추가된 작업이다. <Layers>연작에서 작가는 회화적 공간 안에서 화면을 나누고 층을 쌓는 방법을 연구한다. 다양한 기법과 매체를 혼합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시각적 충돌과 내러티브를 선보인다.

4 Layers #11

그림은 일상적 풍경의 요소와 대상들을 포착해 담고있다. 주로 계절마다의 감수성을 표현하고자 한 것에서 출발하는데,
작업의 수집과 기록, 변형을 거치게되고, 화면에 뒤섞인 붓질과 드로잉, 재료들이 뒤섞여 회화적으로 잔존한다. 나에게 있어서 이 과정은 간직하고 싶은 시간에 대한 과거의 기록이며, 다시금 다가올 시간에 대한 기대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지나갔을 주변의 시간, 그리고 우리 기억 속에 남아있는 장면들을 다시 떠올리길 바란다.

혜인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계절의 변화와 장면들을 수집한다.
펼쳐진 녹음, 들꽃, 바람과 같은 자연의 요소는 자기만의 질서와 배열로 어우러져 각자의 생명력으로 다시금 캔버스 위에서 리듬처럼 피어난다.


초저녁의 블루스

인간의 내면적인 감정과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관계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 공허함, 그리고 만족과 불만족의 상대성 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회적 삶에서 느낄 수 있는 일상적인 감정들과 관련하여 사물의 기능과 역할을 통해 사물들에 투영되어  외로움과 공허함 등 사람의 마음을 사물에 비유하여 재해석한다. 

김수빈

함께 없음은 물리적으로 함께 있음에도 함께 없는 듯한 심리적 고독과 공허함을 의미한다. 침대는 사적인 공간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과 공유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함께하는 상대와 물리적으로 아무리 가까워도 진실 된 감정의 공유와 정서적 교감이 결여되어있다면 심리적으로 '함께 없는' 고독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함께 없는 이유

<심계의 숲> 시리즈는 빠른 속도로 파생 혹은 소멸되는 작은 단위의 감정을 인지하여 ‘감정의 변화 양상’을 조형과 색채로서 표현해낸 작업입니다. 줄기와 가지는 외부의 대상인 ‘타인’이 주는 감정적 자극에 반응하여 자라나며, 순간의 경험에 따라 색채는 자연스레 줄기에 바림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언제나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마치 모래시계처럼 행복이 불행으로, 또는 이와 반대로 뒤바뀌길 반복합니다. 심계의 숲은 이러한 감정선의 변화와 그의 영향력을 주제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유현수

무의식 속의 사적 공간을 표현한 작업입니다.

상처와 아름다움의 공존

김기정은 자신이 소중히 하는 푸른 계열 색채와 한지의 가볍고 부드러운 질감을 이용해 안정감과 따뜻함을 표현합니다. 현재 본인 가까이에 있는 느낌과 공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며 그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습니다.

김기정

본인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따뜻하게 목욕하는 시간을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