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던 것들은 언제나 천천히 스며든다. 겹겹이 얽힌 시간과 감정 사이로, 형태를 잃은 채 번져가는 어떤 마음. 나는 그것이 사라지는 것인지, 혹은 더 깊이 자리 잡는 것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 단단히 닫혀 있던 결 사이로 어느 순간, 스며들기 시작한 것들이 있다.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과 지워지지 않는 흔적들. 그것은 번짐이 아니라 조용한 침투에 가깝다. 이 작업은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식물의 패턴처럼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 중심의 형상은 점점 스며들듯 변형된다.
'Persona' 시리즈는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가 듯 자신을 찾아가는 작업이다. 암흑 속에서 보일 듯 말 듯한 빛을 좇아 은근한 여체(女體)의 형태를 만지작거리면서 마치 손끝으로 빚어내고 조각하듯 숨을 불어넣는다. ‘Persona'는 자신의 분신이자 특정한 상징을 작품에서 표현되는 인물을 지칭한다. 그림은 오롯이 작가의 반영(反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