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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일회용품, 와사라
가장 아름다운 일회용품, 와사라
: 사소함에 담긴 미학과 철학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물건에도 아름다움을 담아낼 수 있을까요? ’일회용품‘이란 으레 값싸고 금세 버려지는 것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편리하지만 전혀 고급스럽지 않고, 잠시의 쓸모만 다하면 그만인 존재로 취급받죠. #와사라(@wasaraofficial)는 그 짧은 운명을 새롭게 정의합니다. 단순한 쓰임새를 넘어, 잠시의 사용조차 삶을 빛내는 경험으로 바꾸어내며 ‘버림’마저 책임과 품격의 행위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2005년, 패키지 업체인 이토케이팩의 사장 이토는 유능한 크리에이터였던 타나베 미치요와 오가타 신이치로에게 ‘일회용 종이 그릇’이라는 가장 가벼운 사물에 ’식탁에 오래 두고 싶은‘이라는 가장 무거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과연 일회용품도 아름다울 수 있는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곧 와사라의 정체성인데요. 대나무와 바가스(사탕수수 찌꺼기)같은 잉여 소재로 자원 낭비를 줄이고, 90일 내 흙으로 되돌아가는 생분해성 구조를 꾀해 친환경성을 확보하는 것은 단지 첫 단추일 뿐이었죠.
와사라의 특별함은 ‘일회용’이라는 개념 자체를 재해석하는 태도에 있습니다. 그들이 집중한 것은 ‘아름다움’이라는 더 근본적이고 불변하는 가치였죠. 사람들은 예쁜 물건을 버리기 주저합니다. 와사라는 이 심리를 섬세하게 건드렸는데요. 종이 그릇임에도 불구하고 도자기를 닮은 조형과 질감, 손에 감기는 기분 좋은 감각은 식탁 위에 은은한 잔상을 남기죠. 이는 지속 가능성을 소재 차원의 따분한 해법이 아니라 쓰임새의 문제로 끌어올린 영리한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와사라는 환경을 지키는 방법이 단순한 기술이나 제도에 있지 않고, 우리가 물건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증명해 내었죠.
오늘날 와사라는 고급 레스토랑의 테이블을 장식하기도 하고, 일상의 식탁 위에서 특별한 대우를 표현하는 작은 정성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일회용품이라는 사소한 물건조차 미학과 철학을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데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물건이 순간의 경험을 빛내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자인이 가진 힘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결국 와사라는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쉽게 지나치는 것들 속에도 오래 남는 가치를 담을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진리를 일깨우고 있습니다.
짧은 순간을 위해 태어났지만 오래도록 기억되는 그릇, 와사라. 어쩌면 지속 가능성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사물 속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느냐의 문제일지 모릅니다.
Editor. 전지은
Image. WASA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