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청춘의 정신’을 기록해온 The Face 매거진의 폐간

얼굴을 내걸고 덤볐었다

: ‘청춘의 정신’을 기록해온 The Face 매거진의 폐간

“맞아, 그 루머, 사실이야. 우리 폐간해.” (”Yep, the rumours are true: THE FACE is closing.”)


런던 패션 매거진 #TheFace(@thefacemagazine) 폐간설이 일주일째 온라인을 떠돌던 끝에, 이 짧은 문장을 게시하며 그 소문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1980년부터 2004년까지 24년, 그리고 2019년부터 7년. 한 번의 중단과 두 번의 도전적 시간을 거치면서 여러 스타들의 얼굴을 내걸던 아이콘이었으나 결국 시대의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막을 내린 것이죠.

매거진이 내세웠던 ‘face’는 매 시대 떠오르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자리로, ‘라이징’ 감각을 상징했습니다. The Face를 거쳐간 인물들을 보면, 그 자체가 하나의 계보처럼 읽히는데요. 이미 완성된 스타가 아닌, 성장 가능성을 지닌 아티스트를 먼저 캐치해 그 얼굴을 전면에 내거는 것. 매거진에게는 수많은 변수를 감수하고 덤비는 베팅과 같았고, 그 얼굴에게는 “그래도 안 덤빌래?”라고 되묻는 듯한 눈빛을 담았습니다.


실제로 매거진의 베팅들은 유효했는데요. 기존 여성 팝스타 이미지를 뒤집으며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된 Madonna, 다큐멘터리적 접근으로 패션 사진의 미를 뒤집은 자수성가형 포토그래퍼 Corinne Day, 끊임없이 자아를 변주하며 정체성 자체를 퍼포먼스로 만든 David Bowie, 패션계에서 흑인 모델의 위상을 새롭게 쓴 Naomi Campbell, 반항적 팝문화와 하이패션을 잇는 장을 마련한 Alexander McQueen까지. 2024년에는 뉴진스도 표지에 실리곤 했습니다.


The Face는 뉴욕, 파리, 서울 등 세계 곳곳을 넘나들며 치열하게 다양한 인물들을 조명해왔습니다. 오랜 시간 인종, 도시, 나이를 넘어, 자신의 존재와 태도를 드러내는 핵심을 제시했던 매거진 The Face. 반항과 혼란, 오기와 야망, 꿈과 희망까지 결국 ‘청춘의 정신’을 제시했음은 분명합니다. ‘우리 폐간해’라는 짧은 작별 인사 끝에, ‘아무리 암울한 뉴스 헤드라인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46년의 역사를 마무리하며, 그들은 삶을 향해 스스로를 내세우는 감각을 끝까지 전했습니다. 오늘날의 ‘얼굴들’이 등장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준 셈일테니까요.

Editor. shinn
Image. The Face

#더페이스 #매거진

추천 콘텐츠

이슈

데이비드 호크니 영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동시대 가장 널리 사랑받은 예술가 중 한 명이었던 #데이비드호크니(David Hockney, 1937–2026)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더 큰 첨벙>, <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 <클라크 부부와 퍼시> 등이 잘 알려져 있는데요. 호크니는 전통적인 캔버스 회화에 머무르지 않고 폴라로이드 콜라주, 아이패드 드로잉, 영상 작업 등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끊임없는 매체 실험을 이어간 작가이기도 했습니다.

이슈

1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같은 장소가 회복한 변화

우리는 잊지 못하는 사건을 계속 떠올리고 의지와 무관하게 그 순간으로 끌려갑니다. 기억은 그 장면에 머물고 있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죠.

이슈

티파니앤코 디자인 디렉터 존 로빈스 로링 별세

30년간 #티파니앤코(@tiffanyandco)의 헤리티지를 구축한 #존로링(John Robbins Loring, 1939–2026)이 지난 6월 9일, 향년 86세로 별세했습니다.

이슈

예술이 기록해 온 민주주의와 투표의 역사

한 표를 던지는 일은 오래도록 당연하지 않았습니다. 들라크루아가 그린 1830년 파리의 거리에는 깃발을 든 사람들과 그 아래 쓰러진 사람들이 함께 있습니다. 참정권이 제도가 되기 한참 전, 주권은 거리에서 다투어 얻어내야 하는 무엇이었죠. 빙엄이 1852년 미국의 한 선거날을 그렸을 때도, 그 풍경은 활기와 소란, 매수와 혼란이 뒤섞인 미완의 장면이었습니다.

이슈

예술과 자본
'아트워싱'에 대하여

요즘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온통 #퐁피두센터한화(@centrepompidouhanwha)로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쏟아지는 이미지 속에서 ‘아트워싱(Artwashing)’이라는 단어, 발견하셨나요? 아트워싱이란 예술을 이용해 잘못된 행동이나 이미지를 깨끗이 씻어내는 행위를 뜻합니다.

이슈

제리 고고시안 계정주, 힐데 린 헬펜스타인 사망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미술계 이면의 문제들. 그 오랜 침묵을 밈 하나로 깨뜨린 #제리고고시안(@jerrygogosian)의 계정주, #힐데린헬펜스타인(Hilde Lynn Helphenstein, 1985–2026)이 5월 31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향년 40세. 현지 경찰은 이를 의문사로 보고 수사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이슈

한국 경매 사상 최고가,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

지난 3월 31일, #서울옥션(@seoulauction) 강남센터 ’컨템포러리 아트 세일‘에서 #요시토모나라(@michinara3)의 2016년작 〈아무것도 아니야(Nothing about It)〉가 150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입니다. 불과 네 달 전인 2025년 11월, 마르크 샤갈의 〈꽃다발(Bouquet)〉이 94억 원에 낙찰되며 세운 기록을 단번에 갈아치웠죠.

이슈

MoMA, 뉴욕 소호에 슈퍼마켓을 열다

장보기라는 일상적인 풍경을 디자인으로 바꿔 본다면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요? 1월 7일, #MoMA디자인스토어(@momadesignstore)가 뉴욕 소호에 가짜 음식(Faux-Food)으로 채운 《MoMA Mart》를 열었습니다. 이곳에는 신선한 먹거리 대신, 음식의 형태를 장난스럽게 모방한 디자인 오브제들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