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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고고시안 계정주, 힐데 린 헬펜스타인 사망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미술계 이면의 문제들. 그 오랜 침묵을 밈 하나로 깨뜨린 #제리고고시안(@jerrygogosian)의 계정주, #힐데린헬펜스타인(Hilde Lynn Helphenstein, 1985–2026)이 5월 31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향년 40세. 현지 경찰은 이를 의문사로 보고 수사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제리 고고시안은 실명이 아닙니다. 미술 비평가 #제리살츠(@jerrysaltz)와 세계 최대 갤러리의 오너 래리가고시안의 이름을 합쳐 만든 익명으로, 2018년부터 미술 시장의 민낯을 밈으로 박제해 왔죠. 갤러리 오프닝의 위선, 컬렉터들의 허세, 아트페어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들. 웃기지만, 전부 사실이었습니다.
2020년 10월, 이 계정에 한 게시물이 올라옵니다. “가고시안에서 일하며 샘 올로프스키에게 언어적·성적 폭력을 당했지만, 스스로가 너무 작은 존재처럼 느껴져 아무 말도 못 했나요? 그렇다면 연락 주세요.” 2주 뒤, 가고시안 갤러리의 디렉터 샘올로프스키는 해고됐습니다. 밈 하나가 업계의 오랜 권력 하나를 끌어내린 순간이었죠.
물론 비난도 뒤따랐습니다. ‘익명 뒤에 숨어 사람을 잡는다’, ‘미술계를 모르는 외부인의 싸구려 풍자다’,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고발하는 건 비겁하다’. 얼굴이 없다는 이유로, 계정은 공격의 표적이 됐습니다.
그러나 정체가 드러난 순간 미술계는 조용해졌습니다. 힐데 린 헬펜스타인, 즉 제리 고고시안은 갤러리 업계 한복판에서 일하던 내부인이었으니까요. 자신이 비판한 오프닝에 직접 참석했고, 풍자한 컬렉터들과 마주 앉아 대화했으며, 고발한 인물들과 같은 업계에 몸담았던 사람. 그 계정에 올라온 모든 것은 떠도는 소문이 아니라, 목격자의 기록이었습니다.
미술계에서 가장 솔직했던 목격자가 사라졌습니다. 말 못 할 것들이 넘쳐나는 곳에서, 누군가의 확성기가 되어주었던 힐데 린. 이제 그가 비춰온 그 민낯을, 누가 다시 응시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