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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평범한 순간을 담던 해변 사진의 거장, 마틴 파



가장 평범한 순간을 담던 해변 사진의 거장

: 마틴 파(Martin Parr), 1952-2025



해변을 무대로 평범한 사람들의 순간을 담아온 영국 포토그래퍼 #마틴파(@martinparrstudio)가 73세로 별세했습니다. 작년 여름, 우리는 그의 해변 사진 연작을 소개하며 휴가철 바다의 진짜 풍경을 이야기한 적 있었는데요. 그를 기리며 당시의 글을 다시 꺼내봅니다.


바다로 떠날 계획이라면 근사한 해변사진을 지나칠 수 없을 텐데요. 마틴 파의 사진을 보면 오히려 휴가를 주저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의 사진은 실상 휴가지에서 마주칠 바닷물의 소금기와 어수선한 풍경을 느끼게 하죠. ’마지막 리조트(Last Resort)‘, ’인생은 해변이다(Life‘s A Beach)’, ‘비치 테라피(Beach Therapy)’ 연작을 통해 휴가철 해변을 미리보기로 살펴볼까요.




마틴 파, The Last Resort, 1983-85



1983년부터 1985년까지 촬영된 ‘마지막 리조트(Last Resort)’는 그에게 단연 유명세를 안긴 시리즈입니다. 영국 뉴브라이튼 지역에서 촬영한 사진에는 생활감이 묻어나는 보통 사람들의 여가를 보여줍니다. 퉁명스러운 표정의 휴게소 직원, 핫도그를 사려고 줄 선 사람들과 소스통에 묻은 케첩, 나뒹구는 일회용 종이 접시들이 자리하죠. 일광욕을 즐기려는 찰나 아기 울음소리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여자의 얼굴도 눈길을 끕니다.


작가는 해당 시리즈를 계기로 해변에 깊게 매료됩니다. 전작이 애써 도망간 피서지에서 일상의 노곤함이 부대끼는 순간을 포착했다면, ‘인생은 해변이다(Life’s A Beach)‘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전시에는 여행지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엉뚱한 행태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플라스틱 스푼을 눈두덩에 올려 햇볕을 가린 여성, 뒤로 눕힌 선베드에 엎드린 채 잡지를 넘기는 기지 가득한 커플. 렌즈 한가운데 불쑥 들이닥친 백조는 난리통에 찍힌 뜬금없는 스냅사진을 연상시키죠.




마틴 파, The Last Resort, 1983-85



스페인과 이탈리아, 브라질 등을 오가며 작업한 2010년대의 ’비치 테라피(Beach Therapy)‘에서 작가는 멀리서 피서객들을 관망합니다. 번지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빼곡히 들어선 파라솔과 비치타월은 호젓한 바닷가에 대한 기대가 사람 구경으로 대체되는 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망원렌즈로 담아낸 영국 콘월 사진에서는 한 번이라도 파도를 더 타보려는 서퍼들을 미니어처 마냥 담아냈죠. 어떻게든 오늘의 파도를 즐기려는 열심이 귀엽기까지 합니다.


그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해변에 빠진 이유로 ’사람들이 그들 자신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일상을 떠나온 바다에서 우리는 얼마나 나 자신이 될 수 있을까요? 언제나 그렇듯 터무니없이 비싼 음식과 새우깡을 기다리는 갈매기, 해초 가득한 바다는 기대와는 다를지 모릅니다. 혹은 이 모든 것을 넘어서 바다가 주는 녹진한 여유를 즐길지도 모르고요. 우리가 해변에서 마주칠 것은, 이 모두겠죠?


Editor. 성민지

Image. @martinparrstudio Magnum Photos


#MartinParr #마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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