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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가 카르스텐 휠러가 레스토랑을 차린 이유



회를 먹을 때 소스에 꼭 찍어먹나요? 만약 그렇지 않고는 먹을 수 없다면,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레스토랑 #브루탈리스텐(@brutalisten)이 제안하는 메뉴들이 낯설지 모릅니다. 이곳의 메뉴들은 다양한 재료의 첨가와 복잡한 조리방식이 기본인 요리에 대해 본질적 의문을 제기하거든요.




(좌) 카르스텐 휠러의 <Test Site>
(우) 카르스텐 휠러



설치미술가로 불리는 #카르스텐휠러(@carsten.holler)는 2006년 #테이트모던에 설치한 거대 미끄럼틀 ‘Test Site’로 유명합니다. 줄곧 공간을 매개로 인간의 경험에 대해 탐구해 온 그는 2022년 초 브루탈리스텐이라는 식당을 여는데요. 이름에서 조형미에 반하는, 기능적 접근에 충실한 건축사조 #브루탈리즘의 냄새를 맡을 수 있죠. 이곳의 메뉴는 기름과 최소한의 재료, 혹은 소금, 그 어떤 추가재료도 사용하지 않은 세 부류로 나뉩니다.




브루탈리스텐의 메뉴들



브루탈리스텐에는 전복 내장으로 소스를 더한 전복, 레몬을 더하지 않은 굴, 수비드 방식으로 익힌 생선, 구운 호박씨로 바삭함을 더한 걸쭉하게 삶은 단호박, 블랙 커런트 잎사귀로 기름을 내고 발효한 블랙커런트 열매를 올려 완성한 블랙 커런트 소르베 등이 기다립니다. 곧 브루탈리스텐의 음식은 재료의 개성에 집중한 단순한 접근으로 맛을 끌어내죠.


그는 본래 곤충의 후각적 의사소통에 대해 연구한 뒤 농업과학 박사학위를 소지한 곤충학자입니다. 휠러가 유난히 아끼는 동물은 새인데요. 그는 패션 매체 302c와의 인터뷰에서 새를 좋아하면서 새를 먹는 일이 꺼림칙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왜 그래야 하느냐’고 반문하죠. 그에게는 동물을 기르고, 죽이거나 먹는 일이 일련의 과정입니다. 사육과 도살, 채집, 그리고 섭취가 통합되지 않는 자본주의에 사는 현대인의 삶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어색하게만 느껴지죠.




브루탈리스텐 내부



휠러는 시중의 수많은 레시피북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대개 ‘닭을 준비하라’며 시작하지만, 정작 어떤 닭을 준비해야 하는지는 말하지 않는다고요. 휠러의 레스토랑이 예술가의 요식업 도전이 아닌, 식재료와 맺는 관계에 대한 탐구 현장인 이유죠. 마냥 기이하게 보였던 브루탈리스텐의 메뉴에 끄덕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오늘 우리의 식탁은 너무 많은 양념, 복잡다단한 조리, 너무 많은 유통구조에 기대고 있진 않은가요?


Editor. 성민지

Image. Brutalisten, Gagosian, Vogue


#CarstenHoller #Brutalisten #Tate #Test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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