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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디렉터 조기석이 만든 제니의 'ZEN'
조기석이 디렉팅한 'Zen' MV
아트디렉터 조기석이 만든 제니의 'ZEN'
가수 #제니(@jennierubyjane)가 신곡 ‘ZEN’을 선보인 가운데 한 편의 신화를 보는 듯한 비주얼이 화제입니다. 영상에서 제니는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는 부엉이의 화신에서 갓 피어난 연꽃으로 현현한 듯한 비주얼까지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는데요. 이를 담당한 이는 세계적인 비주얼 아티스트 #조기석(@chogiseok). 뮤직 비디오는 오랫동안 현실에 존재하는 것들로 낯선 세계를 창조해온 그의 지난 행보의 누적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조기석 'bad dreams'
그는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전공 중 선배가 만들던 패션 매거진 ‘엘로퀀스(Eloquence)’를 시작으로 패션계와 처음 접촉합니다. 브랜드의 유가 화보를 진행하던 중 연이 닿은 젠틀 몬스터와 2년간 화보를 진행하죠. 이제는 플래그십 스토어의 센세이셔널한 설치 작업이 상징이 된 브랜드와의 인연이 그의 커리어 초창기에 닿아있다니, 왠지 끄덕이게 되는데요.
(좌) 조기석 'memory'
(우) 조기석 'Daphne's Bad Dream'
이후 그는 뮤지션 딘, 혁오의 아트워크를 담당합니다. 딘의 첫 EP ‘130 mood : TRBL’의 앨범 커버에 쓰인 밤늦도록 켜진 TV에서 새어 나오는 빛으로 물든 고독한 보랏빛 방이 그 결과물. 오혁과 씨피카의 싱글 ‘몸마음(MOMOM)’에서는 알전구와 피처폰, 카메라 렌즈 등이 엉겨 붙은 헤드피스를 선보이는데요. 언젠가 죽을 때면 모든 것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는 가사와 자못 상반되는 비주얼은 마치 생에 대한 집착처럼 대비돼 쓸쓸함을 자아내죠.
조기석 'Process of Love'
나아가 조기석은 2016년, 패션 브랜드를 런칭하기에 이릅니다. 브랜드명은 자신의 이름자를 거꾸로 딴 ‘쿠시코크(KUSIKOHC)’. 7년 차엔 루이비통, 디올 등을 소유한 LVMH Prize 준결승에 오르기까지 하죠. 지난해에는 작업실에 발생한 화재로 오랜 추억들이 소실되는 안타까운 일을 견뎌야 했지만, 그마저도 ‘플라워 인 더 애쉬(Flower In The Ashes)’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컬렉션을 발표하며 재 속에서도 생동하는 그의 창작욕을 보여줬습니다.
(좌) 조기석의 브랜드, 쿠시코크(Kusikohc)의 2023 S/S 컬렉션
(우) 조기석의 브랜드, 쿠시코크(Kusikohc)의 2023 F/W 컬렉션 비주얼
제니의 ‘ZEN’에서 에디터의 눈에 들어온 가사는 ‘난 에너지야(I’m Energy)’라는 부분이었는데요. 아트 디렉팅에서 출발해 패션과 사진까지 아우르게 된 조기석의 행보를 보면 표현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곧 그 자체인 듯합니다.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 마음 속 아름다움을 반드시 구현해 내는 그의 에너지는 또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드러나게 될까요?
Editor. 성민지
Image. 조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