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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아트 신이 선망하는 플로리스트, 루이-제로 카스토
패션과 아트 신이 선망하는 플로리스트
: 꽃을 조각하는 플로리스트, 루이-제로 카스토
꽃다발을 ’조각‘이라 부르는 플로리스트가 있습니다. 파리의 루이-제로 카스토(@castorfleuriste)는 꽃을 단순히 예쁘게 묶는 것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숨 쉬게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그의 손에서 꽃은 더 이상 장식이 아닌 하나의 예술 오브제가 되죠.
본래 아트 딜러였던 그가 플로리스트로 전향한 것은 브렉시트 때문이었습니다. 영국과의 미술품 거래가 어려워지자 오랫동안 꿈꿔왔던 꽃의 세계로 뛰어든 것이죠. 2017년 파리 중심가에 문을 연 그의 숍에서는 특별한 철학이 관철됩니다. 파리 근교에서 그 계절에 맞춰 기른 꽃만 사용하고, 화려함보다는 ’채움과 비움의 균형‘에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카스토의 부케가 특별한 이유는 그가 꽃 하나하나를 회화의 브러시 터치나 조각의 공간 감각처럼 다루기 때문입니다. 꽃과 꽃 사이의 여백이 전체 작품의 리듬을 만들어내고, 질감과 컬러의 미묘한 변화가 존재감을 드러내죠. 그래서 에르메스, 샤넬, 발렌시아가 같은 메이종들이 런웨이와 쇼룸을 위해 그를 찾는 것일 겁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세라믹 아티스트 마틸드 마르탱과의 협업입니다.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화병과 부케의 조합은 단순한 꽃꽂이를 넘어 하나의 통합된 예술 작품이 됩니다. 현대 미술에서 좌대가 작품의 일부가 되듯, 화병과 꽃이 서로를 완성시키는 관계를 이루죠.
그의 작업은 브랜드의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았고, SNS에서도 폭발적 반향을 일으켜 패션·아트 씬 전반에 걸쳐 선망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그가 철저히 계절과 지역에 맞는 꽃을 고집하는 태도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동시대적 가치와 맞닿아 있죠.
카스토는 말합니다. 자신의 작업이 ”꽃을 통한 미술적 공간 창조“라고요.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그의 철학 앞에서, 우리는 꽃다발에 대한 통념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때로는 가장 친숙한 것에서 가장 낯선 아름다움이 피어나는 법이니까요.
Image. @castorfleuris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