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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의 사적인 드로잉

프란츠 카프카의 사적인 드로잉
: 문학계의 거장들이 펜 대신 붓을 든 이유
'글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어요. 그러니 그려볼게요.’
1913년, #프란츠카프카(Franz Kafka, 1883-1924)는 연인에게 보낸 편지에 이 짧은 고백과 함께 직접 그린 드로잉을 동봉했습니다. 꿈에서 본 기묘하고 장면을 문자라는 틀 안에 온전히 담아낼 수 없었던 그는, 결국 몇 개의 단순한 선으로 자신의 세계를 시각화했습니다. 그에게 그림은 언어가 막혔을 때 틔워주는 또 다른 언어였죠.

훗날 친구 맥스 브로드에게 "내 그림은 낙서가 아니라 나만의 사적인 기호"라 말했던 카프카. 그가 남긴 노트 가장자리의 작은 인물들은 하나같이 검고 납작하며, 불안정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표정 없는 이 앙상한 선들은 그가 구축한 비현실적이고 실존적인 문학 세계를 그대로 닮아 있습니다.
언어가 다다르지 못하는 한계선에서 붓을 들었던 문학가는 카프카뿐만이 아닙니다. 소설가 #오르한파묵(@orhan_pamuk0)도 일곱 살부터 스물두 살까지 화가를 꿈꿔왔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세계 문단의 중심에 선 이후에도 그림에 대한 갈증을 떨치지 못했던 파묵은 어느 날 충동적으로 미술 도구를 사들인 뒤 작은 노트에 매일 일상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림을 그리는 자신이 소설가로서 한계를 인정하는 것 같아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그는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그의 그림 노트 『먼 산의 기억』 속에서, 단어들은 비처럼 떨어지고, 구불거리는 다채로운 색채는 석양처럼 물들입니다.
두 거장의 사적인 드로잉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들이 평생 써 내려간 소설의 풍경과 조금도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문장으로 다 담지 못한 고독과 불안, 그리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풍경의 아름다움이 노트 한구석의 선과 색으로 번져나간 것이죠. 어쩌면 보는 것과 읽는 것, 그리고 그리는 것과 쓰는 것은 처음부터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Editor. 이마지
Image. Literary Estate of Max Brod, National Library of Israel, Jerusalem. Yale University Press
#카프카 #파묵 #낙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