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아카데미 4관왕 천재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첫 사진전
요르고스 란티모스, Nola 13, 2022
아카데미 4관왕 천재 감독의 첫 사진전
영화 <가여운 것들>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첫 사진전 《사진(PHOTOGRAPHS)》을 엽니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에 매료된 관객이라면, 그의 사진도 궁금할 텐데요. 이번 전시는 앞서 출판한 2권의 사진집 <사랑하는 신이시여, 파르테논 신전은 여전히 부서져 있습니다(Dear God, the Parthenon is Still Broken)>와 <나는 이 노래를 아름답게 부를 것입니다(I Shall Sing These Songs Beautifully>에 수록된 사진으로, 각각 영화 <가여운 것들>과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를 촬영하는 동안 찍은 사진입니다. 다만 작품은 흔한 ‘비하인드 씬’이나 ‘메이킹 필름’과는 거리가 먼데요.
(좌) 요르고스 란티모스, Nola 12, 2022
(우) 요르고스 란티모스 Nola 6, 2022
영화 <가여운 것들>은 성인 여성의 몸에 어린아이의 뇌를 이식받은 주인공 벨라 벡스터가 성장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낯선 세계와 거침 없이 부딪히는 벨라의 치열한 일대기가 특징이죠. 영화는 벨라가 태어난 박사의 집과 그녀가 탐험하는 세상을 과장된 미술과 기괴한 소품, 마음을 웅장하게 만드는 미장센에 걸쳐 구현합니다. 반면 사진은 조명과 배우가 사용한 일회용 커피잔, 폐허가 된 세트장 등을 보여줌으로써 사진 속 현장이 조작된 세계임을 무심히 드러내죠. 동시에 관점이 뚜렷하지 않은 시선은 오히려 픽션과 현실 모두 신기루인 것처럼 표현해 냅니다.
(좌) 요르고스 란티모스 Nola 5, 2022
(우) 요르고스 란티모스 Nola 2, 2022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는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에서 핵심 키워드인 ‘통제와 욕구’를 이에 대응하는 인물들의 극단적인 방식을 통해 보여주는 옴니버스 영화인데요. 해당 영화를 찍으며 작업한 사진 <나는 이 노래를 아름답게 부를 것입니다>는 흑백으로 촬영됐습니다. 배우들이 부재한 자리에는 사물과 공간이 들어섭니다. 차를 올라타는 여성의 발은 사진 위쪽에 자리해 불안감을 조성하고, 기름으로 추정되는 액체가 바닥에 흘려진 모습은 긴장감을 가중시키죠. 탁자 위 예수의 성상과 촬영용품이 놓여있는 사진은 마치 현장 감식을 나온 수사관의 자료처럼 보입니다. 그의 영화는 작품 속 컨셉을 설명하는 데 불친절하기로 유명한데요. 그에 반해 그의 사진은 단서를 하나하나 추적하듯 친절함까지 느껴지죠.
(좌) 요르고스 란티모스, Nola 11, 2022
(우) 요르고스 란티모스, Nola 10, 2022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가 빈틈없이 짜인 세계관 속에서 질식할 듯한 몰입감을 강요한다면, 그의 사진은 완결성을 뒤로한 채 사건의 흔적을 묵묵히 추적하거나, 초점이 흐릿한 시선으로 헛헛한 정서를 더합니다. 영화에서는 허락되지 않았던, 유영하듯 느슨한 감상이 그의 사진에서는 가능하죠. 영화 속 긴장감이 잔존하는 가운데 부유감이 깃든 사진. 란티모스 감독의 사진은 영화와는 다른 매력으로 우리를 그의 덫에 잡아둡니다.
(좌) 요르고스 란티모스, Nola 1, 2022
(우) 요르고스 란티모스, Untitled 207ii, 2021
《PHOTOGRAPHS》
2025. 3. 29 - 2025. 6. 21
미국 LA, Webber 939 Gallery
Editor. 성민지
Image. Webber 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