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키스는 보존되지 않는다
굳어버린 키스들 사이에 살아있는 키스가 있습니다. 올해 3월 #리움미술관(@leeummuseumofart)에서 막을 올린 #티노세갈(Tino Sehgal, b.1976)은 사진이나 영상 등으로 작품 기록을 남기지 않는 작업 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대신, 관객이 여러 ‘구성된 상황’을 직접 대면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도 8개의 서로 다른 상황을 관객이 직접 마주하게 만들었습니다.
좌: 로댕 〈키스〉
우: 티노 세갈의 퍼포먼스 작품 〈This Progress〉
특히 작가가 특별히 선별한 리움미술관 소장품, 오귀스트 로댕의 작품이 놓인 공간에서 그의 대표작 <키스>가 실현됩니다. 이 배치는 보존된 유물의 부동성과 현재 키스를 나누는 두 사람의 생동을 대비시키며, 정지된 역사로서 미술품과 지금 진행 중인 퍼포먼스를 같이 보여줍니다. 전시장에서 키스를 나누는 두 사람은 천천히 움직이며, 오귀스트 로댕이 조각한 키스를 통과하고 살아있는 몸을 통해 미술사를 불러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미술관은 키스를 보존할 수 있을까요? 그는 복제 가능한 자료 대신 전시를 관람한 관람객의 기억과 경험을 작품의 영속성을 담보하는 수단으로 제시합니다.
테이트 모던 터빈홀에서 열린 티노 세갈의 〈These Associations〉
이 질문을 던진 것은 티노 세갈만이 아닙니다. 무용가 #보리스샤르마츠(Boris Charmatz, b.1973)는 ’찰나적인 움직임인 춤을 미술관이 보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품어 온 그는, 2015년 ”만약 테이트 모던을 춤 박물관으로 바꾼다면(If Tate Modern was Musée de la danse?)“이라는 가정을 현실로 옮겼습니다. 48시간 동안 미술관을 춤으로 점유하는 대규모 실험. 미술관을 임시적인 춤판으로 바꾸어 무용수와 관람객이 함께 춤출 수 있게 만든다든가, 수십 명의 무용수들이 전시실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무용사의 중요한 동작을 선보이기도 했죠.
키스를 나눈 두 사람도, 무용수의 몸짓도 온전히 다시 재현될 수 없습니다. 티노 세갈과 보리스 샤르마츠가 미술관에 전시한 것은 결국 작품이 아니라 질문이었죠. 우리는 예술을 어떤 방식으로 보존할 수 있을까요?
《티노 세갈 Tino Sehgal》
• 2026. 3. 3.(화) — 6. 28.(일) (매주 월요일 휴관)
• 화–일: 10:00 – 18:00 (입장마감 17:30)
• 리움미술관,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55길 60-16
Editor. 이마지
Image. 리움미술관, Agence photographique du musée Rodin - Jérome Manoukian, Tate 2015 Brotherton Lock,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Photo by Julieta Cervan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