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차분지만 묵직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새로운 서화실
절제된 아름다움, 조선의 서화
: 차분지만 묵직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새로운 서화실
먹빛과 하얀 종이 질감을 살린 절제된 색조, 낮은 조도 아래 작품 하나하나를 조용히 끌어당기는 집중형 조명. #국립중앙박물관(@nationalmuseumofkorea) 서화실이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이전의 서화실이 작품을 ’보존‘하는 공간에 가까웠다면, 지금의 서화실은 서화의 본질인 ’먹과 종이‘를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무대로 탈바꿈했는데요.
2026년 2월 재개관한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유홍준 관장의 역발상이 있습니다. 서화 작품은 빛에 약해 3개월마다 교체할 수밖에 없다는 보존 원칙. 그동안은 조용히 작품만 바꿔와 관객 입장에서는 ’언제 가도 비슷한 상설실‘처럼 느껴졌던 공간이죠. 유 관장은 그 제약을 정면으로 뒤집었습니다. 어차피 계절마다 바뀌어야 한다면, 매 시즌마다 뚜렷한 주제와 ’이 계절의 명화‘를 전면에 내세워 관객이 일부러 다시 찾아오는 구조로 만들자고요. 그렇게 서화실은 고요한 보관소에서 계절마다 표정이 바뀌는 살아있는 무대로 성격을 바꾸었습니다.
공간의 서사도 새로 짜였습니다. 서예실에서 서화가의 책상과 문방구를 재현한 공간을 지나 회화실로 넘어가는 동선은, 관람객을 미술사 연표 앞에 세우는 대신 한 서화가의 세계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게 합니다. 3D 적층 인쇄로 재현한 옛 비석의 벽, 촉각과 청각을 동원한 다감각 체험 공간까지 더해져 텍스트 위주의 해설이 아닌 몸으로 경험하는 전시로 거듭났죠.
2026년 2월 재개관한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첫 시즌의 주인공은 #겸재정선입니다. 《겸재 정선! 아, 우리 강산이여!》라는 제목 아래, 진경산수의 출발점인 〈신묘년풍악도첩〉부터 말년의 걸작 〈박연폭포〉까지, 보물 10건을 포함한 70건이 한 동선 위에 펼쳐집니다. 젊은 정선이 금강산을 처음 마주한 시기부터 필력이 완전히 무르익은 노년의 정선까지, 한 사람의 일생이 산수가 되는 과정을 온전히 따라가는 구성입니다.
교과서 안에서만 만나온 이름이 드디어 눈앞에 서는 순간, 그림은 비로소 실감이 됩니다. 서늘한 먹빛과 종이 냄새가 감도는 그 공간에서, 조선 서화가의 세계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겸재 정선! 아, 우리 강산이여!》
∙ 2026.02.26(목) – 04.26(일)
∙ 무료 (상설전시 해당)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Image. NANT 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