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퐁피두 한화를 둘러싼 서로 다른 시선들
6월 4일 드디어 #퐁피두센터한화(@centrepompidouhanwha)의 문이 열립니다. 그런데 같은 공간을 앞에 두고 전혀 다른 시선들이 교차하고 있는데요, 어떤 이에게는 세계적인 미술관의 한국 진출이고 또 어떤 이에게는 새로운 문화 공간의 탄생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도시의 새로운 풍경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예술과 자본의 관계를 다시 묻게 만드는 장소이기도 하죠.
우선 퐁피두의 탄생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파리의 조르주 퐁피두센터는 처음부터 전통적인 의미의 미술관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미술이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고 도서관과 음악, 영화를 함께 담아내려 했죠. 예술을 특정한 공간 안에 고정하기보다 도시의 흐름 속으로 확장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퐁피두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방식도 조금은 다르게 읽힙니다.
샤넬 2026 공방 컬렉션
우리는 정식 개관을 일주일 남짓 앞둔 시점, 이미 그 내부의 공기를 생생하게 마주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5월 26일 서울에서 다시 열린 샤넬 2026 공방 컬렉션을 통해서 말이죠. 보통 미술관은 전시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퐁피두 한화 역시 큐비즘으로 첫 전시를 연다는 소식을 전해왔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순서로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정식 전시가 시작되기도 전에 패션쇼를 통해 작품보다 하나의 장면을 먼저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공간과 이미지, 패션과 인물들이 먼저 시선을 끈 것이죠.
단순한 사전 이벤트였을까요? 아니면 서울의 퐁피두가 던진 첫 번째 메시지였을까요? 미술관이 더 이상 작품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면, 예술과 패션, 이벤트와 문화가 서로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은 필연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이 장소가 가진 이전의 기억을 알게 되면 더욱 흥미로워집니다. 서울의 퐁피두가 자리한 곳은 전통적인 미술관 부지가 아니라 오랫동안 아쿠아리움이 있던 자리였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유리 수조 속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복잡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는 곳이었지만, 이제 우리는 정확히 같은 장소에서 예술 작품을 바라보며 현실을 마주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The Cubists: Inventing Modern Vision》展
하지만 바뀐 것은 공간만이 아니라 우리의 태도 또한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의 관객들은 더 이상 액자 속 작품만을 응시하지 않습니다. 공간을 경험하고 장면을 기억하며 그것이 만들어지는 방식까지 함께 읽어냅니다. 그리고 그 시선은 때때로 작품을 넘어 공간을 만든 주체와 자본으로 향하기도 합니다. 방산기업을 운영하는 한화가 예술을 통해 폭력을 세탁하려 한다는 ‘아트워싱‘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죠. 예술 후원이 어떤 이미지를 만드는지, 그 시선도 함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공간을 두고도 이렇게 다른 시선들이 존재합니다. 퐁피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퐁피두센터 한화가 무엇이 될지는 결국 우리가 그 안에서 어떤 질문을 품고 보느냐에 달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같은 공간을 두고, 지금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흐르고 있습니다. 미술의 시선, 비판의 시선, 공간의 시선, 문화의 시선. 퐁피두 한화가 무엇이 될지는 우리가 그 안에서 어떤 질문을 품고 걷느냐에 달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The Cubists: Inventing Modern Vision》
• 2026. 6. 4.(목) - 10. 4.(일) (매주 월요일 휴관)
• 화·목·금·일: 10:00 - 18:00 (입장마감 17:30)
• 수·토: 10:00 - 21:00 (입장마감 20:30)
•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63로 50 63빌딩
Editor. 이현정
Image. Wilmotte & Associes Architectes, 한화문화재단, grandpalaisrmn, Chan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