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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에 숨겨진 사유의 성지, 메덩골 공원
양평에 숨겨진 사유의 성지
: 한국 전통, 현대 건축, 철학적 사유가 조화된 세계 최대 인문학 정원
세계 최대 인문학 정원이 경기도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철학자 니체에게 영감을 받은 이곳에서는 굽이진 오솔길이 사유의 시간을 인도하며, 꽃과 흙으로 지어진 공간이 자연과 나란히 호흡합니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메덩골정원(@medongaule), 약 6만 평에 달하는 이 정원은 단순한 조경 공간이 아닙니다. 이름 그대로 ‘메꽃이 흐드러지게 핀 골짜기’를 닮은 이곳은 한국인의 삶과 정신, 그리고 서양 철학의 문맥을 정원이라는 화풍에 그려낸 ‘치유와 사유의 산책로’이죠.
(좌) 니체 철학의 '초인'에서 이름을 본딴 현대정원 '위버하우스'
(우) 건축가 승효상이 병산서원을 모티프로 설계한 선곡서원
“콘크리트 숲속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연의 치유력입니다. 우리는 다시 자연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2012년, 세상에 없던 단 하나의 정원을 위한 긴 여정이 시작됐는데요. 그 후로 10여 년이라는 시간 동안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이 정원을 위해 뭉치고 움직였습니다. 건축가, 조경가, 서예가, 정원사 등 국내외 다양한 전문가들이 자신이 가진 문화적 정체성과 감각을 온전히 이 정원에 옮겨 심었습니다. 서로 다른 정체성과 미학이 ‘하나의 이상’을 향해 수렴하도록 조율하고 설계한 것이죠.
(좌) '푸르름을 잡는 집'이라는 뜻의 한식 건물 '파청헌'
(우) 선곡서원
메덩골정원은 크게 두 개의 축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정원’, 또 하나는 ‘프랑스정원’인데요. 민초의 삶과 선비의 풍류를 담은 한국정원은 전통 정서의 깊이를, 서양 철학과 미술의 세계관을 품은 프랑스정원은 인간 이성의 궤적을 보여줍니다. 동양과 서양, 자연과 사유라는 서로 다른 언어가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음이 곧 메덩골의 정체성이죠. 단순한 나들이를 넘어, 걸음 하나하나에 동서양의 지혜와 미학을 전수하는 이 고요한 산책로가 그래서 더욱 기다려지는 순간입니다.
들꽃 한 줄기에도 미학이 살랑거리고, 흙길 하나에도 미학 내음이 풍기는 곳. 동양과 서양, 자연과 인간, 감성과 이성이 한 정원 안에서 조용히 호흡을 맞추는 이곳은 단순한 조경 공간을 넘어선 시대적 질문이자 제안입니다. 빌딩 숲에 갇혀 계절을 외면하고, 스크린 속에 파묻혀 생생함을 잃어가는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이죠. 우리는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다시 회복해야 할까요? 메덩골정원은 그 물음 앞에, 걸음으로 완성되는 주관식 하나를 나긋이 내어주고 있습니다.
Editor. 전지은
Image. 메덩골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