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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 켄고가 만든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
하루키가 40년 넘게 쌓아온 소장품과 원고
: 쿠마 켄고가 만든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다른 세계로 건너가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 세계를 창조한 작가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2021년 도쿄 와세다 대학(@waseda_university) 캠퍼스에 문을 연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정식 명칭: 와세다 국제문학관)은 단순한 기념관이 아닌,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살아 있는 문학의 장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록들이 보존된 와세다 국제문학관
40년 가까이 글을 써온 하루키는 집과 사무실에 더 이상 자료를 둘 곳이 없어졌고, 자녀가 없는 그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소중한 기록들이 흩어질 것을 우려했습니다. 결국 모교인 와세다 대학에 모든 것을 기증하기로 결심하죠. 그는 이곳이 매일 찾아도 좋은 장소가 되길 바랐습니다.
도서관에는 《노르웨이의 숲》 등 1987년까지의 자필 원고, 세계 5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된 수천 권의 초판본, 그가 평생 수집한 2만 장의 LP 레코드가 있습니다. 실제 사용하던 작업실 책상과 한스 웨그너 라운지 체어, 직접 운영했던 재즈바 ’피터캣‘의 의자까지. 작가의 창작 과정과 문화적 취향이 공간 곳곳에 스며들어 있죠.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록들이 보존된 와세다 국제문학관
건축을 맡은 쿠마 켄고는 이 공간을 ’터널로서의 건축‘이라 명명했습니다. 지상과 지하를 나무 패널과 곡선 구조로 연결해, 하루키 소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건축적으로 형상화한 것이죠. 차가운 콘크리트 건물은 따뜻한 교감의 장으로 변모했습니다.
하루키 도서관은 기록의 보존을 넘어, 다음 세대 창작자들에게 영감의 원천을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책을 읽고, 음반을 청음하며, 작가의 세계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이곳은 문학이 어떻게 공간이 되고, 공간이 어떻게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Image. designpress, KK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