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케아 창립자가 가장 사랑했던 그 의자



이케아 창립자가 가장 사랑했던 그 의자

: 한 창립자의 야망이 만든 윙체어, 그리고 귀환



1950년대 스웨덴 가정의 저녁 풍경은 늘 비슷했습니다. 퇴근 후 코트를 벗은 남자가 한 개의 의자로 향하는 모습. 높은 등받이와 양옆으로 펼쳐진 날개가 몸을 감싸는 윙체어. 그 집에서 가장 좋은 자리였죠. 소파에는 온 가족이 둘러앉지만, 윙체어만큼은 달랐습니다. 신문을 펼치고 파이프 담배를 피우는 가장의 전용 공간. 아이들도 함부로 앉지 못하는, 휴식이 허락된 단 하나의 왕좌. 그런 윙체어는 대개 쇼룸에서 주문 제작하는, 집에 하나쯤 있으면 근사해 보이는 고급 가구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케아(@ikea)의 #MK윙체어는 이 공식을 바꾸려 했습니다.


1951년, 이케아의 창립자 잉바르 캄프라드의 머릿속에는 명확한 그림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케아는 아직 펜과 지갑을 파는 잡화상에 가까웠지만, 그의 진짜 야망은 가구 브랜드였죠. 특히 패브릭 소재의 업홀스터드 가구, 그중에서도 스웨덴 가정에서 사랑받던 윙체어를 이케아 라인업에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원한 윙체어는 쇼룸에서 맞춤 제작하는 상류층 전유물이 아니었습니다. 카탈로그를 펼쳐 주문할 수 있는, 모던하고 간결한 북유럽식 윙체어. 더 많은 사람이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품질만큼은 타협하지 않는 의자였죠. 캄프라드는 스웨덴 리아토르프의 크바른스트룀(Qvarnström) 공장 장인들과 손을 잡았고, 함께 그 이미지를 현실로 구현해 냈습니다.




이케아의 창립자 잉바르 캄프라드와 1951년 출시된 MK 윙체어


그렇게 탄생한 MK 윙체어는 1951년 이케아 첫 가구 전용 카탈로그의 표지를 장식했습니다. 가격은 207크로나. 쇼룸 맞춤 제작에 비하면 접근 가능한 가격이었지만, 당시 이케아 제품군 중에서는 여전히 상위 라인이었습니다. 카탈로그는 MK를 “스웨덴 가구 산업의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의자이자, 스타일과 품질에서 조금 더 나은 것을 원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모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고급 윙체어를 카탈로그로 주문 가능하게 만들되, 퀄리티만큼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캄프라드의 전략이 명확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MK는 박람회장에서 이케아 부스의 스타였고, 스웨덴 가정에서는 가장의 전용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세월은 결국 모든 유행을 지워냅니다. 1960년대 이후 MK는 카탈로그에서 조용히 사라졌고, 중고 시장에서만 간간이 보이는 빈티지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창립자가 그토록 공들였던 첫 윙체어는, 그렇게 기억 속으로 밀려나는 듯했죠.




2012년 출시된 스트란드몬 윙체어



그로부터 60년이 흐른 2012년, 이케아는 한 개의 의자를 다시 세상에 내놓습니다. 이름은 #STRANDMON, 한국어로는 스트란드몬. 실루엣은 1951년 MK 그대로였지만, 속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합판·파티클보드·원목 구조 위에 여러 밀도의 폴리우레탄 폼을 층층이 쌓고, 50,000회 착석 테스트를 통과한 설계. 겉은 과거, 안은 현재였죠. 이케아는 이 의자를 “창립자가 사랑한 윙체어를 오늘의 집으로 다시 데려온 의자”라는 이야기로 소개했습니다. 다크그린, 옐로, 베이지로 펼쳐진 컬러 라인업은 1950년대의 단색 패브릭과는 다른, 전 세계 거실을 향한 새로운 제안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스트란드몬은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가장 좋은 자리’입니다. 60년 전 스웨덴 아버지가 신문을 읽던 그 자리에, 오늘은 서울의 누군가가 책을 펼칩니다. 캄프라드가 꿈꿨던 의자는 시간을 건너뛰어, 여전히 휴식이 필요한 이들을 조용히 감싸 안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은 디자인이란 시대를 가로질러도 변하지 않는 것, 한 사람을 위한 온전한 자리를 지켜내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Image. IKEA


#이케아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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