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볼프강 틸만스 2026 로스비타 하프트만 수상

혁오, 프랭크 오션 찍은 그, 돈 제일 많이 주는 미술상 수상

: 볼프강 틸만스 2026 로스비타 하프트만 수상

혁오의 <사랑으로>, 프랭크 오션의 <Blonde> 앨범 자켓. 두 장 모두 같은 사람이 찍었습니다. #볼프강틸만스(@wolfgang_tillmans)의 작업이죠.


틸만스의 사진에는 위계가 없습니다. 클럽에서 춤추는 몸, 구겨진 셔츠, 오션의 젖은 어깨. 무엇이 더 중요한 피사체인지 묻지 않는데요. 실제 전시장 벽에도 액자 없이 핀으로 꽂힌 사진들이 바닥부터 천장까지 뒤섞여 있습니다. 어떤 순서로 봐야 하는지. 틸만스는 그 결정을 보는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죠.


1990년대 유럽, 에이즈 공포와 혐오가 퍼지던 시절, 틸만스는 클럽에서 춤추는 몸들을 찍었습니다. 주류 미디어가 외면하던 사람들이었는데요. 그는 그들을 동등한 시선으로 담았습니다. 그 시절 클럽에서 춤추던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지만, 틸만스의 사진에는 그 얼굴들이 남아 있었죠.


틸만스의 위계 없는 시선은 렌즈 바깥에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2016년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을 직접 꾸렸고, 이듬해엔 민주주의·성소수자 권리·반인종차별을 지지하는 #BetweenBridges(@betweenbridgesfoundation)를 비영리재단으로 공식화했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사회적 목소리를 증폭하는 사람, ”앰플리파이어(amplifier)“라 불렀습니다. 사진을 찍는 일과 발언하는 일이 그에게는 같은 것이었죠.


그 일관성을 미술계가 알아봤습니다. 지난달, 틸만스가 상금 15만 스위스 프랑(약 2억 8천만 원)의 2026 로스비타 하프트만 상(Roswitha Haftmann Prize)을 받았는데요. 재단이 밝힌 수상 이유는 ”40년에 걸쳐 예술적 혁신과 사회적 실천을 결합한 작업“이었습니다.

틸만스의 사진을 처음 본 게 갤러리가 아니라 앨범 자켓이었다면, 우리는 이미 그의 방식대로 그를 만난 겁니다.미술관과 클럽, 잡지와 캠페인 포스터 사이 어디에도 경계를 두지 않은 사람. 그 시선을 쫓아가다보면, 자연스럽게 경계를 넘나들지도 모릅니다.

Image. Artsy, Frieze

#wolfgangtillmans #2026로스비타하프트만 #RoswithaHaftmannPr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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