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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디자인과 네 명의 거인



미국스럽다, 북유럽스럽다, 일본스럽다, 동남아스럽다와 같이 국가마다의 ‘~스러운’ 이미지가 있죠. 저마다의 자연환경에서 비롯된 의복, 건축, 식습관, 신앙 및 종교 등 총체적인 생활 양식의 차이 즉 문화가 만들어 낸 다양성인데요. 그 땅을 딛고 펼쳐지는 창조적인 활동, 디자인에서도 역시 ‘국가마다의 스타일’이 존재합니다. 모든 게 다 미니멀리즘인 요즘 세상에 언제나 익살스러움 잃지 않는 이 나라, ‘이탈리아 디자인’을 정의하고 있는 세계적인 명성의 4인을 소개합니다.





∙ 에토레 소트사스(Ettore Sottsass, b.1917-2007)

산업 디자인 역사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강렬한 레드의 휴대용 타자기, 올리베티(Olivetti) 사의 ‘발렌타인(Valentine Typewriter)’을 디자인한 주인공입니다. 대담한 형태와 색감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인물이죠. 집 좀 꾸미고 산다는 유명인들의 거실에 약속이라도 한 듯 등장하는 ‘울트라프라골라 거울(Ultrafragola mirror)’ 역시 소트사스의 작품으로, 웨이브 진 긴 머리카락 형상의 핑크빛이 들어오는 톡톡 튀는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1970년대 말 획일적인 디자인 흐름에 반발해 창설한 멤피스 그룹(Memphis Group)의 창립자이기도 하죠.





∙ 아킬레 까스틸리오니(Achille Castiglioni, b.1918-2002)

디자인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까스틸리오니는 이탈리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경계가 없는 창작과 한계가 없는 아름다움으로 수많은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는 디자이너죠. 자전거 안장을 달아 오뚝이처럼 움직이는 ‘셀라(Sella)’. 플라스틱 트랙터 의자, 구부러진 철제, 나무 봉, 단 3개의 구성만으로 전에 없던 스툴로 탄생한 ‘메짜드로(Mezzadro)’, 긴 아치를 이용해 펜던트 같은 스탠드로서 디자인사 전반을 가로지르는 역사적인 조명 ‘아르코(Arco)’까지. 이탈리아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까스틸리오니의 천재성을 ‘문화재’로서 대우하고 있습니다.





∙ 비코 마지스트레티(Vico Magistretti, b.1920-2006)

아르테미데, 올루체, 프리츠 한센, 까시나, 카르텔 등 리빙 시장을 선도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여러 기념비적인 제품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미감으로 맨 앞 좌석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템들을 디자인한 비코 마지스트레티. 의자에서는 카리마테(Carimate), 소파에서는 마라룽가(Maralunga), 조명에서는 아톨로(Atollo)와 에클리세(Eclisse). 우아함 속 뛰어난 기능성마저 담는 비코의 능력이 뉴욕 현대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파리 퐁비두 센터 등 여러 예술적 공간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 알렉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 b.1931-2019)

웃음을 짓게 만드는 ‘동심의 디자이너’, 멘디니에게는 항상 ‘아이 같은’, ‘순수한’, ‘열정적인’, ‘밝은’과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데요. 그 때문에 가장 ‘이탈리아스러운’ 디자이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멘디니의 대표작이자 웃는 여인의 모습을 한 와인오프너 ‘안나 G(Anna G)’, 컬러감이 돋보이는 두 개의 원형 링으로 구성된 ‘아물레또(Amuleto)’ 스탠드, 고풍스러운 바로크식 의자에 그렇지 못한 형형색색 컬러링으로 인상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프루스트(Proust)’ 의자. “디자인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라는 멘디니의 디자인이 여전히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들고 있습니다.


📷 Fritz Hansen, VNTG, Casati Gallery, Archiprodu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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