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일본 기후현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노구치의 아키리 시리즈
쇠퇴하는 산업을 예술로 바꾼 노구치
: 일본 기후현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아카리 시리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rijksmuseum)에서 야외 조각 프로젝트의 열두 번째 시리즈로 ‘빛의 조각가’로 불리는 #이사무노구치 의 전시 《Isamu Noguchi: Rijksmuseum Gardens》를 진행 중입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조각을 ‘보는’ 전시를 넘어, 정원을 거닐며 작품과 자연광이 빚는 순간의 변화를 몸소 체감하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정원에는 스톤과 브론즈로 만든 추상 조각들이 놓여 있고, 미술관 아트리움과 아시아관, 베닝 룸에는 그의 대표작이자 디자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아카리(Akari) 조명 30점을 비롯해 도자기, 체스 테이블 등 다양한 작품이 펼쳐지는데요. 노구치가 가든, 가구, 무대, 조명까지 ‘조각’의 범주로 확장했던 실험 정신이 공간 전역에서 구현되는 셈입니다.
(좌) 이사무 노구치, The Cry, Artist’s Proof (lifetime cast). On loan from Don Quixote Art Foundation
(우) 이사무 노구치, Avatar, 1947 (cast 1965). On loan from Don Quixote Art Foundation
노구치에게 와시 종이를 통과한 빛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그것을 ‘빛의 조각(Sculpture of Light)’이라 불렀죠. 1951년 일본 기후현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아카리(Akari) 시리즈는 쇠퇴하던 전통 종이등 산업을 현대적으로 부활시키며, 빛 자체를 예술적 매체로 끌어올렸습니다.
아카리는 와시(和紙)와 대나무, 철사를 이용해 가벼운 접이식 구조로 설계되었고, 사용자가 직접 조립하는 과정마저 ‘예술적 참여’로 의도되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빛’을 뜻하는 아카리는 달빛처럼 은은히 퍼져, 조명의 물성을 지우고 빛 그 자체에 집중하게 합니다. 둥근 해와 초승달을 합친 로고 또한 ‘밝을 명(明)’ 자를 형상화하며 일상 속 밝음을 예술로 승화시킵니다.
(좌)이사무 노구치, (우) Akari lamps, various years (design), 2024 (production). Washi paper, wood and metal, various sizes. Rijksmuseum, Amsterdam
노구치가 제안한 ‘조명을 넘어선 조각’이라는 개념은 현대 조명 디자인의 새로운 문법을 열었습니다. 유기적 형태와 친환경 소재를 바탕으로 한 북유럽 조명부터 하이엔드 브랜드까지, 그의 DNA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죠. 현재까지 일본 오제키(Ozeki & Co.)에서 수공예 방식으로 제작되며, #비트라(@vitra)가 국제적인 공식 파트너로 유통하며 여전히 컬렉터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노구치는 “조각은 공간 안의 관계”라 말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 말처럼, 관람자가 걷고 머무는 자리마다 달라지는 빛과 그림자, 조각과 환경의 긴밀한 대화를 보여줍니다. 루이스 부르주아, 알렉산더 칼더, 이우환에 이어 올해 노구치가 바통을 이어받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정원 프로젝트는, 현대 조각의 지평을 탐색하는 ‘산책 같은 사유’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Isamu Noguchi: Rijksmuseum Gardens》
∙ 2025. 5. 28(수) - 10. 26(일)
∙ Museumstraat 1, Amsterdam, Netherlands, Rijksmuseum Amsterdam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Image. @rijks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