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자본주의 노동의 기괴한 이면을 유머러스하게, 미카 로텐버그
미카 로텐버그의 <스퀴즈(Squeeze)> 2010
자본주의 노동의 기괴한 이면
오늘 ‘출근하기 싫다’를 외치며 출근했나요? 한 번쯤 출근하기 싫은 이유에 대해 고찰해 봤다면, 서울 이태원의 #현대카드스토리지(@hyundaicard_dive)에서 열리는 #미카로텐버그(@mikarottenberg)의 《NoNoseKnows》 전을 권합니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는 섬뜩한 비유와 엉뚱한 비약을 통해 자본주의 속 노동의 이면을 기괴한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미카 로텐버그의 <노노우즈노우즈(No Nose Knows)> 2015 스틸컷. Single-channel video installation, sound, color; 21:58 min
전시명이기도 한 ‘노노우즈노우즈(NoNoseKnows)’는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으로, 꽃향기를 맡을 때마다 재채기를 하며 볶음국수를 생산하는 뉴욕 사무실의 한 여성을 중국 안후이성의 양식 진주 공장과 교차해 보여줍니다. 재채기를 거듭할수록 피노키오처럼 길어지는 여성의 코는 조개를 가르고 진주를 골라내는 여성들의 손짓과 닮아있죠. 유머를 끼얹은 ‘블러드 다이아몬드’ 버전이랄까요. 전시장 1층에는 이처럼 노동 소외를 풍자적으로 요리한 작품이 이어집니다.
미카 로텐버그의 <램프셰어(Lampshare)> 2023
지하로 가는 길목에는 최근작인 설치작품 ‘램프셰어(Lampshare)’가 반겨줍니다. 다 쓴 세제통과 포도나무로 만든 이 전등은 생생한 빛깔로 존재감을 내뿜습니다. 포자로 번식해 어디서나 곧잘 볼 수 있는 버섯 모양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죠. 예술가는 플라스틱이라는 재료에 대해 ‘화석연료의 부산물로서 ‘분해’라는 순환 능력을 잃은 채 갇힌 고대의 생명체(Plastic, as a fossil fuel by product, is ancient life trapped without the ability to decompose and complete a cycle)’라고 언급합니다. 결코 영면하지 못하는 물성을 꼬집는 탁월한 표현이죠.
미카 로텐버그의 <우주 생산자(Cosmic Generator)> 2017 스틸컷 Single-channel video installation, sound, color; 26:36 min.
지하 1층에는 영상 작품 2편이 기다립니다. ‘우주 생산자(Cosmic Generator, 2017)’와 ‘스파게티 블록체인(Spaghetti Blockchain, 2019)’인데요. 그중 ‘스파게티 블록체인’은 트랙터가 지나가는 감자밭과 빈 공간에 덩그러니 솟은 사람 두상에 무언가를 칠하는 모습, 롤케이크를 연상시키는 화학물질을 써는 행위와 철판이 내뿜는 열기 등을 통해 형태적으로 닮거나 연상되는 행위를 순차 배치함으로써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미카 로텐버그의 <스파게티 블록체인(Spaghetti Blockchain)> 2019 스틸컷 Single-channel 4K video installation, 7.1 surround sound, color; 18:15 min.
미카 로텐버그의 작품은 자본주의라는 수레바퀴의 일부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비춥니다. 우리는 매대에 놓인 상품 중 하나를 구매해 일상을 구성하고, 다시 소비시장의 일부가 될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러 출근합니다. 노동과 생산물 사이에 존재하는 거대한 시차는 어쩌면 우리가 출근하기 싫은 이유 중 하나 아닐까요. 예술가는 생산과 소비의 단면을 추출해 ‘비약적이지만 말 되는 웃픈 영화’를 만들어 냅니다.
미카 로텐버그
《Mika Rottenberg: NoNoseKnows》
∙2025. 3. 2.까지
∙현대카드 스토리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48
Editor. 성민지
Image. Mika Rottenberg, Hauser & Wir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