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패션계 독보적인 그들이 일민미술관에 모인 이유
패션계 독보적인 그들이 미술관에 모인 이유
: 믿기 힘든 라인업. 지용킴, 혜인서 그리고 파프까지
서울 #일민미술관(@ilminmuseumofart)에 옷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이 옷들은 유행을 따르지도, 도시의 정체성을 말하지도 않는데요. 1, 2, 3층으로 나뉘어 자신들의 패션 철학을 전시의 형태로 묘사한 세 스튜디오가 ‘옷이라는 매체를 미술로 변주한 결과’를 주목해야 합니다.
(좌) 지용킴의 '흔적들(Traces)', 2025
(우) 포스트아카이브팩션의 '투망(Casting the Net)', 2025
서울 광화문 한복판, 일민미술관에서 5월 30일부터 열리고 있는 《시대복장 Iconclash: Contemporary Outfits》은 일반적인 의상 전시는 아닙니다. #지용킴(@jiyongkim_official), #포스트아카이브펙션(@postarchivefaction), #혜인서(@hyeinantwerp) 세 팀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패션이라는 장르를 ‘미술관’이라는 문맥에 담았다는 점에서 특별한데요. 이곳에서의 옷은 디자인이나 사이즈, 가격과 같은 상품성보다는 그것이 어떠한 철학 속에서 어떻게 전시되어 얼마나 영감을 전달하고 있는가입니다.
(좌) 혜인서의 '프로세스 보드(Process Board)' 2025
(우) 지용킴의 '재료들(Materials)', '필드테스트(Field Test)' 2025
1층 지용킴은 비, 바람, 햇살과 같은 자연환경에 원단을 노출하여 고유의 질감을 부여하는 ‘선블리치(Sun-bleach)’기법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옷이 아닌 시간, 자연, 흔적을 다루는 조형 작업으로 다가오는데요. 옷은 그저 매체일 뿐, ‘자연을 머금어야만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함’을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것은 기존의 옷이 ‘품질’이라는 잣대로 공장에서 최대한 ‘똑같이’ 만들어져 오는 것에 즉물적으로 반하는 전위적인 접근이죠.
일민미술관 《시대복장 Iconclash: Contemporary Outfits》2층 포스트아카이브팩션 전시 전경
2층 포스트아카이브팩션은 그 이름처럼 ‘아카이브’라는 개념을 물리적 설치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텍스타일 패턴이 마치 흐르는 데이터처럼 공간을 채우고, 과거와 미래가 병치 된 영상, 모듈, 색채가 혼합되어 ‘패션이라는 파도가 굽이치는 바다’를 끌어왔습니다. 디지털 데이터의 시각화이자, 패션을 일종의 소프트웨어로 해석하는 파괴적인 실험입니다. 정신없이 스쳐 가는 다양한 정보 속에서 우리는 희미하게나마 미래의 장면을 목격합니다.
일민미술관 《시대복장 Iconclash: Contemporary Outfits》2층 포스트아카이브팩션 전시 전경
3층 혜인서의 공간은 소설, 영화, 도시에서 수집한 여러 장면을 파편화하여 자유롭게 풀었습니다. 혜인서는 옷을 ‘이야기를 입는 매체’로 삼아 다양한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미적 가치를 기록하죠. 익명의 이미지가 원단 위에 재현되고, 추상적 감각이 몸 위에서 구체화 될 때, 옷은 단지 소비재가 아닌 저마다의 고유한 감정과 기억을 투영하는 프로젝터로서 작동하죠. 혜인서의 작업은 패션이 개인의 현실과 이상 사이를 매개하는 강력한 알레고리임을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좌) 지용킴의 '선블리칭 아트워크 연작(Sun-bleaching Artwork Series)', 2025
(우) 지용킴의 '재료들(Materials)' 일부
시대 복장은 의상이라는 매체를 조형적 언어로 풀이하고, 전시라는 형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탐구하는 예술적 실험입니다. 패션이 더 이상 스타일이나 유행의 문제가 아닌 사유의 대상이자 감각의 매체가 되었음을, 우리가 옷을 입는 방식뿐 아니라 옷을 보는 태도까지 고찰하기를, 일민미술관의 대문은 지금 그런 전환점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시대복장 Iconclash: Contemporary Outfits》
∙ 지용킴, 포스트아카이브팩션, HYEIN SEO
∙ 2025.05.30 ~ 2025.07.20
∙ 세종대로 152 일민미술관
Editor. 전지은
Image. 일민미술관, @jiyongkim_official @postarchivefaction @hyeinantwe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