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으로 갤러리 아이쇼핑 가요!

전시 소개


해외 갤러리와 멋진 공간 코스로 즐기는 멋과 맛의 동네, 한남동



꼭 작품 살 사람만 가야 하나?


갤러리는 작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전시를 합니다. 그렇지만! 누구나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관람이 무료라는 것! 궁극적으로는 작가와 작품을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열린 공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갤러리 전시를 좀 더 소개하자면요, 갤러리마다 소속 작가들이 있는데, 이에 따라서 갤러리의 색깔이 다르고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다릅니다. 또 신작을 선보이는 기회로 삼는 경우가 많아서 최신 활동 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입니다. 화려한 전시 디자인보다는 깔끔한 하얀 벽의 화이트 큐브 전시장이라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전시 환경도 그렇고요.



한남동의 활기


오랜 역사를 가진 국내 갤러리들은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삼청동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데요, 해외 유명 갤러리들이 한국 진출의 장소로 한남동을 선택하면서 삼청동과는 또 다른 활기를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주로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해외 작가들을 빠르게 소개하면서 안 그래도 핫한 한남동과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컬렉터 층인 MZ 세대가 많이 모이는 이곳에는 평범하지 않은 맛집과 카페들이 모여 있기 때문인데요, 아름다운 건축물과 각자의 남다른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카페들이 전시 투어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거예요. 전시와 함께 눈여겨볼 공간들도 알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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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갤러리 전경 (출처: 페이스 갤러리)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 즐기고 맥심 플랜트에서 커피 충전!


멋스러운 건축물과 전시공간이 전시 관람을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삼베 천 파티션, 전통 목각 문양과 같은 요소를 배치하는 등 한국적 디자인을 반영하려 한 노력이 엿보입니다. 발코니 공간에서 은은하게 자연광이 들어오고, 테라스에서는 남산 자락이 보이면서 개방감 있는 전시공간입니다. 1960년에 개관하여 뉴욕을 기반으로 60년째 운영 중이며, 이들의 행보에 세계 미술 관계자 모두가 주목하는, 굉장한 영향력을 미치는 국제적 갤러리입니다. 때문에 수준 높은 전시를 볼 수 있는 곳인데요, 제임스 터렐, 마크 로스코 등 유명한 해외 작가들과 오랜 인연이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이우환, 국내 1세대 전위 예술가 이건용도요. 그리고 아주 가까운 곳에 삼성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이 있습니다. 리움미술관의 소장품 상설전에서는 국내외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유명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니 겸사겸사 두 공간을 하루에 다녀와도 좋을 거 같습니다.


임충섭, Untitled-Vegetarian II , 2012 © 임충섭(왼쪽)_ Richard Tuttle, 뉴욕, 뉴멕시코 , 1998 © Richard Tuttle(오른쪽)


임충섭, Untitled-Vegetarian II , 2012 © 임충섭(왼쪽)_ Richard Tuttle, 뉴욕, 뉴멕시코 , 1998 © Richard Tuttle(오른쪽) (출처: 페이스 갤러리)


현재 진행 중인 전시는, 리처드 터틀(Richard Tuttle)과 임충섭의 2인 전 <How Objects Grasp Their Magic>입니다. 같은 해에 태어나 동시대 미술의 같은 흐름을 겪으면서도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작가의 2인 전입니다. 제임스 터틀은 미술사의 관습을 탈피해 장르의 경계를 흐리고, 설명적이기보다는 감각적입니다. 반면 스스로를 이야기꾼이자 시인이라고 생각한다는 임충섭은 개인의 이야기와 기억 등을 오브제에 담습니다. 그렇지만 두 작가 모두 회화, 조각, 드로잉, 설치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시도를 해왔습니다. 제임스 터틀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임충섭에게 경의를 표하며 시를 썼다고 하는데요, 작품으로 이루어지는 두 작가의 대화를 살펴보며 재미를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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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심플랜트 전경 (출처: 맥심플랜트 홈페이지)


전시 관람 후 큰 길을 건너 5분 정도 걷다 보면 시원시원 개방감 있는 카페, 맥심플랜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하 2층에서 3층까지 전체 건물을 사용하고 있어 아주 넓고 층마다 다양하게 골라 앉을 수 있습니다. 통 유리창과 테라스의 탁 트인 조망도 좋고요. 믹스커피로 유명한 맥심의 동서식품에서 브랜드 체험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2020년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을 받은 멋진 건물을 자랑합니다. 3층 ‘공감각 커피’ 존에서는 내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고, 그 커피에 어울리는 글귀와 노래를 감상하는 경험도 챙겨보세요.


페이스 갤러리

? 전시는 3월 12일까지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67 2, 3층

 

맥심플랜트

?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 250



유럽에서 온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 그리고 산수화 티하우스에서 동양의 감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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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데우스 로팍 전경 (출처: 타데우스 로팍)


유럽에서 온 타데우스 로팍!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중심으로 파리, 런던 등에 5개 공간을 거느린 국제적 갤러리입니다. 이곳도 미술계에 영향력이 큰 정상급 갤러리인데요, 지금은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장 미셸 바스키아가 널리 알려지기 전부터 유럽에 그를 소개하고 그의 유작전을 진행하기도 한 ‘감’ 있는 곳입니다. 독보적인 작품 세계로 국제 무대에서 활동해 온 한국 대표 작가 이불과 2007년부터 함께 해오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안목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타데우스 로팍이 아시아 진출 첫 도시로 서울 한남동을 택했습니다! 이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에 협력하면서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서울 지점 오픈 소식에 이불 작가가 나서 ‘한국 관객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한국 미술 씬은 더 풍성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표했다고 하니, 즐겁게 지켜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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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데우스 로팍에서 진행 중인 제임스 마틴의 <Convergence> 전시 전경 (출처: 타데우스 로팍)


현재 진행 중인 전시는, 제이슨 마틴(Jason Martin)의 <Convergence>입니다. 새로운 기법을 연구, 회화의 가능성을 탐구해온 작가인데요, 캔버스 대신 유리나 금속 위에 작업하고, 붓 대신 빗 모양의 도구를 직접 만들어 쓰기도 했고, 물감 대신 금이나 은을 녹여 사용했을 정도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알루미늄 소재 캔버스를 선택했고, 그 위의 소재는 다시 물감으로 돌아왔습니다. 특유의 은은한 광채를 품은 화면은 재료를 두껍게 올려 울룩불룩 한 조각적 질감이 그대로 드러나게 했던 이전의 작업과는 달리 색상과 붓질이 경쾌해진 신작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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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 티하우스 (출처: 산수화 티하우스 인스타그램)


갤러리를 나와 한남 오거리 방향으로 내려오다가 한남대로20길 골목으로 들어가면 여러 식당들이 모여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한 번 더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차에 대한 오랜 사랑이 묻어있는 공간, 산수화 티하우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따듯한 마음의 차 애호가가 차를 마시러 갈만한 곳이 없어 직접 열었고, 운영이 어려울 때도 같은 마음의 손님들과 함께 오직 애정으로 지금까지 이어 왔다고 하는데요, 집처럼 아늑한 건물은 따듯한 소재의 담백한 가구들로 채워져 차를 음미하기 딱 좋은 분위기입니다. 많은 종류의 고품격 차가 준비되어 있고요, 직접 내려 마실 수 있습니다. 1층의 숍에서는 다기들을 구매할 수 있고, 지하에서는 가구나 도자기 등 산수화의 차들을 떠올리게 하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도 운영하고 있으니, 조용히 마음을 풀어놓고 오세요.


타데우스 로팍

? 전시는 3월 16일까지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122-1

 

산수화 티하우스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20길 21-14






고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