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마리오 보타의 시그니처 '붉은 벽돌'이 가진 의미


마리오 보타가 디자인한 남양 성모성지 대성당



마리오 보타의 시그니처 '붉은 벽돌'이 가진 의미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벽돌 건물이 사실은 건축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혁신이었다면 어떨까요? 건축가에게 ‘한 가지 재료’에 대한 집요한 탐구는 단순한 선호를 넘어, 하나의 미학이 됩니다. 스위스 출신 건축가 #마리오 보타(@mariobottaarchitetti_official)는 평생을 ‘붉은 벽돌’과 함께하며 자신만의 건축적 언어를 확립한 인물인데요. 보타는 전통적인 건축 재료인 벽돌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강렬한 기하학적 형태와 정교한 패턴을 활용하는 솜씨로 단순한 구조물을 빛과 그림자의 조화가 어우러진 조각 같은 공간으로 변화시켰습니다. 그의 건축은 어디서든 단번에 ‘보타의 건축’임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고유한 매력을 지니고 있죠.




(좌) 마리오 보타가 디자인한 프랑스 이브리 교회
(우) 마리오 보타가 디자인한 성 요한 23세 교회



마리오 보타의 건축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균일하게 반복되는 붉은 벽돌 패턴, 직선과 곡선을 활용한 강렬한 형태, 그리고 안과 밖이 극적으로 연결되는 공간 연출. 보타는 벽돌이라는 대중적인 재료를 건축의 구조적·미학적 본질을 결정짓는 요소로 사용합니다. 그의 건축은 디지털과 유리, 금속이 주류를 이루는 숨 가쁜 현대 건축 환경 속에서 하나하나 차분히 쌓아 올린 벽돌의 질감과 시간성으로 귀한 존재감을 드러내죠. 보타는 건축의 구조와 형태 속에서 빛과 그림자를 경험하고 특별한 공간적 감성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가 만들어낸 벽돌 건축은 단순히 블록의 쌓음을 넘어, 시간의 질감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예술이라 할 수 있죠.




(좌) 마리오 보타가 디자인한 리움미술관
(우) 마리오 보타가 디자인한 화성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평화기념관



한국에서도 보타의 작품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 빽빽한 강남대로의 빌딩 숲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외모로 당당히 랜드마크가 된 강남 교보타워, 강렬한 역원추형 구조로 보타의 건축적 아이덴티티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공간 중 하나인 리움미술관 1관, 종교 건축으로서 위엄과 편안함이 동시에 공존하는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남양성모성지 대성당까지 보타의 국내 작품들 역시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도시와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드는 중요한 매개체로서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리오 보타가 디자인한 남양 성모성지 대성당



보타의 건축은 켜켜이 쌓인 시간의 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전통과 현대, 규칙과 자유가 공존하는 그의 건축은 붉은 벽돌 하나로도 강렬한 개성을 뽐내고 있는데요. 결국, 그의 작품은 ‘시간을 담은 구조’이자 우리가 머무는 공간을 더 깊이 경험하도록 만드는 한 폭의 조형적 언어입니다.




(좌) 마리오 보타가 디자인한 강남의 교보타워
(우) 마리오 보타



Editor. 전지은

Image. Mario Botta, SPACE, ELLE


#MarioBotta #마리오보타 #건축

추천 콘텐츠

아티스트

엘리베이터 문 닫히려는데 눈 마주쳐서 억지로 열어줌에 어울리는 작품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엘리베이터 안의 그 어색함. 문이 닫히려는 순간 달려오는 타인과 눈이 마주쳤고, 못 본 척하기엔 이미 늦었습니다. 매너 있는 척 열림 버튼을 눌러줬지만, 문이 닫히고 나면 그 좁은 공간에 둘이 남습니다. 이후 서로 없는 사람인 듯, 핸드폰만 내려다보는 몇 초간의 적막이 이어지죠.

아티스트

바스 얀 아더의 가장 완벽한 추락

우리는 늘 상승의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비상의 순간은 끊임없이 기록되고 전시되지만, 하강과 실패의 흔적은 쉽게 지워집니다. 추락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집요하게 기록한 미술가가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의 개념 미술가 #바스 얀 아더(Bas Jan Ader, 1942-1975)입니다.

아티스트

하루 한 팀에게만 허락되는 대지 미술

미국 뉴멕시코 서부 고원의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400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기둥이 솟아 있습니다. 하늘과 땅을 잇듯 수직으로 솟은 이 작품은 #월터드마리아(Walter De Maria)의 <The Lightning Field>입니다.

아티스트

리만 머핀이 선택한 96년생 한국계 작가, 안나박

웃고 있지만 어딘가 비어 보이는 얼굴, 파편처럼 흩어진 신체, 화면을 가득 메운 회색빛 목탄. #안나박(@annaparkart)의 대형 드로잉 앞에 서면 묘한 긴장감이 맴돕니다. 익숙한 듯 낯선 이 장면들은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이미지의 이면을 드러냅니다.

아티스트

MMCA 올해의 작가, 김영은이 기록한 차별의 소리

어떤 소리는 듣는 순간 사라지지만, 어떤 소리는 몸에 각인되어 평생을 따라다닙니다. 전쟁의 사이렌, 차별의 언어, 이별의 침묵. #국립현대미술관(@mmcakorea)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상 2025‘ 수상자 #김영은(@youngeunkiim) 작가는 이처럼 기억 속에 새겨진 청각적 트라우마를 소리라는 매체로 불러냅니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귀로 듣는 경험을 넘어, 권력과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청취를 어떻게 구조화하는지 예민하게 포착하죠.

아티스트

개념미술과 퍼포먼스의 선구자, 오노 요코

70년 작업을 아우르는 #오노요코의 대규모 회고전 《오노 요코: 마음 속의 음악(Music of the Mind)》가 유럽과 북미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단순히 '존 레논의 아내'가 아닌, 개념미술과 퍼포먼스의 선구자로서 오노 요코를 재조명하죠. 2024년 2월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시작해 독일 뒤셀도르프와 베를린을 거쳐, 현재 #시카고현대미술관(@mcachicago)에서 2026년 2월 22일까지 진행 중입니다. 이후 2026년 5월 LA 더 브로드로 이동하며 대장정의 막을 내리죠.

아티스트

완성된 이름 vs 거친 가능성, 흑백예술가

우리나라 미술계를 흑과 백이라는 두 계급으로 나눠본다면 어떨까요?

아티스트

손정기의 회화가 고독과 고립 사이에 남긴 거리

#손정기(@son_art) 작가는 원래 드럼을 쳤습니다. 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군대에서 손을 다친 이후였죠. 좋아하는 일을 관두게 되었을 때, 그는 침잠하는 고독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