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키아프, 프리즈 서울에서 나에게 맞는 갤러리 찾기



2024년 9월 4일 오픈을 앞두고 있는 키아프 서울(Kiaf SEOUL)의 참가갤러리는 206개,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의 참가갤러리는 116개로, 두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갤러리 수를 합치면 322개나 된다. 지난 6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아트바젤 참여갤러리가 285개였으니, 참가갤러리의 숫자로만 보면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은 아트바젤에 못지 않다. 물론, 아트바젤 기간에 위성페어로 리스트(LISTE Art Fair), 볼타(Volta Art Fair), 바젤소셜클럽(Basel Social Club)과 같은 위성페어가 함께 열리니 단순히 갤러리 수로만 비교 우위를 정할 수 없다. 하지만, 키아프 단독으로 진행하던 2021년까지 170 – 180개를 유지하던 시절보다 규모는 매우 커졌다.


이렇게 많은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 참가 갤러리 중에 자신에게 맞는 갤러리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이미 갤러리와 거래를 한 적이 있는 컬렉터들은 아트페어가 시작하기도 전에 갤러리들로부터 아트페어 출품작 리스트를 받는다. 이런 컬렉터들은 출품작 리스트와 전시 정보들을 보며 마음에 드는 작가와 작품을 고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사전에 받기 어려운 초보 컬렉터나 소통하고 있는 갤러리가 한정적이라 다른 갤러리들의 작품이 궁금하다면, 아트페어에 가서 열심히 발품을 팔며 갤러리를 만나고 작품을 찾아야 한다.




키아프, 프리즈 서울에서 ‘나만의 갤러리’를 찾아야 하는 이유: 종합선물세트형 아트페어?


한국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는 다양한 갤러리들이 한 데 모여 참여하는 종합선물세트가 많다. 키아프와 프리즈가 열리는 기간에 뉴욕에서는 아모리쇼와 여러 위성페어가 열린다. 아모리쇼는 한국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들과 비슷하게 특성이 다른 갤러리들이 한 데 모여있는 아트페어이다. 아모리쇼를 중심으로 2023년에 열린 위성페어로는 20세기 모던 페인팅을 위주로 다루는 인디펜던스 20th Century(Independent 20th Century), 종이 위주의 작품을 선보이는 아트 온 페이퍼(Art on Paper, 한국의 갤러리 소소 참여), 영상과 사진 작업을 다루는 포토페어스 뉴욕(Photofairs New York, 함양아 작가 미디어 작품으로 피비갤러리 참여), 젊은 작가들을 위주로 하는 스프링/브레이크 아트쇼(SPRING/BREAK Art Show) 등이 있다. 뉴욕에서 열린 위성페어들은 저마다 특징이 뚜렷하여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갤러리들을 찾아보기 쉬웠다.


물론, 한국도 젊은 작가들을 다루는 신생 갤러리들이 많이 참여하는 더프리뷰가 키아프, 프리즈 서울 앞에 열린다. 스트릿컬처 기반의 어반브레이크, 조각 작품들을 다루는 조형아트서울도 있지만, 특성화된 컨셉에 맞는 갤러리로 넓은 컨벤션을 채우기 어렵다보니, 갤러리 별로 특성이 다 다른 갤러리들을 한데 모아놓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트페어 안에 있는 수많은 갤러리들을 구분하는 법을 알면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갤러리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프라이머리를 다루는 갤러리, 세컨더리를 다루는 갤러리, 에디션을 다루는 갤러리이다.



키아프, 프리즈 서울에서 갤러리 분류하기


① 프라이머리 - 작가를 지속적으로 프로모션 했는지 알아봐야 해!


가장 먼저 아트페어를 구성하는 가장 주된 갤러리인 프라이머리 갤러리부터 알아보자. 대부분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메이저 갤러리는 전속 작가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이런 갤러리는 아트페어 기간에 전속 작가의 개인전을 열어 작가를 알린다. 그 기간에 전시하지 않고 있는 작가라도, 아트페어에 들고 나온 작가들 개인전이 갤러리에서 적어도 2년, 내지 3년 안에는 있었다. 이런 갤러리에 마음에 드는 작가와 작품이 있다면 안심하고 작품을 구입해도 된다.





메이저 갤러리가 아니더라도 좋은 작품을 구할 수 있는 신진 작가를 주로 다루는 갤러리들이 있다. 이런 갤러리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히 신진 작가를 육성 발굴한다. 신진 작가들 작품은 대체로 아직 낮은 가격에 형성되어 있어서 컬렉션을 시작하기 좋다. 다만 아트페어에 출품한 작가들이 갤러리에서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는 작가인지는 체크해야 한다. 작가의 인기에 편승해 아트페어에만 판매를 하기 위해 갤러리가 출품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트페어에 출품한 작가의 전시가 그 갤러리에서 2 – 3년 안에 있었거나, 아직 갤러리와 개인전을 해 본 적 없는 신진 작가라면 갤러리에서 1년 안에 전시가 예정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이런 것들이 충족되는 신생 갤러리에서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작가와 작품을 발견했다면 그것은 행운이다.





중견작가를 다루는 오래된 중소갤러리 중에도 좋은 작품을 찾을 수 있다. 오랜 시간 전속을 했던 작가가 어느새 중견작가가 된 갤러리들은 갤러리가 신생일 때부터 전속을 했던 작가가 시간이 지나 연륜이 쌓인 작가가 되었고, 이런 갤러리에서 다루는 중견작가는 매우 신뢰할 만 하다. 작가의 경력이나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경우가 있어 아직 가격대가 좋은 경우도 있다. 또는 블루칩 작가가 메이저 갤러리로 가기 전 마더 갤러리를 했던 경우도 있어서 이런 갤러리에서 중견 작가의 초기작을 발견한다면 그것도 보물찾기에서 보물을 찾는 것처럼 아주 신나는 일이다.


물론 프라이머리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심해야 하는 갤러리도 있다. 갤러리가 작가나 아트페어의 심사에 떨어진 다른 갤러리에게 대관을 한 경우이다. 이는 아트페어의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갤러리가 변칙적으로 운영 하는 것으로, 아트페어는 퀄리티를 위해 이런 갤러리를 색출하여 거르고 있지만, 여전히 관계라는 것이 중요시되는 미술판에서 100% 정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갤러리는 하나의 부스가 조화롭지 못하고, 부스 내부를 참여 작가들에게 분할 판매한 것처럼 부스 안에 파티션을 나누어 놓은 듯 작가별로 구분이 된다. 작가 역시 갤러리에서 한 번도 전시를 한 경우가 없거나, 초대전, 그룹전이라는 이름으로 대관전을 한 경우가 많다. 이런 갤러리에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좋은 작품이 있을 수 있지만, 작가와 갤러리가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② 세컨더리 - 다른 갤러리에서의 작품 가격과 비교해봐!


두번째로 아트페어에서 세컨더리를 다루는 갤러리들이 있다. 자기 갤러리와 거래했던 컬렉터가 작품을 판매하고 싶다고 요청해서 위탁 판매해주는 갤러리도 있고, 갤러리가 시장에서 가격이 오른 작가의 작품을 옥션이나 작가를 통해 구해서 판매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세컨더리 갤러리를 구별하는 방법은 갤러리에서 전시한 적이 없는 작가의 작품을 판매하거나 블루칩 작가의 판화나 소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이런 갤러리가 너무 많아지면 아트페어의 퀄리티가 떨어진다. 다양한 작가와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야 할 아트페어에 세컨더리를 다루는 갤러리가 많아지는 것은 좋지 않다. 다만, 아트페어 주최측에서 세컨더리를 판매하는 것을 완벽하게 금지할 수는 없다. 다른 아트페어에 비해 부스비가 높은 편인 키아프나 프리즈에서 중소갤러리는 가격대가 낮은 신진 작가 작품만 판매해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 중소갤러리는 어느 정도 높은 가격대가 형성된 작가들의 세컨더리를 통해 수익을 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컨더리를 한, 두점 판매하는 것은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컬렉터들은 이런 갤러리를 통해 작품을 구매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하면 좋을까. 먼저 같은 작가의 작품이 여러 갤러리에서 출품 했을 경우에 가격 비교를 통해 조금 더 저렴하게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지난 해 키아프 도록의 작가 색인을 기준으로 보면 이우환 14개 갤러리, 백남준 10개 갤러리, 곽훈 7개 갤러리, 김창열 6개 갤러리, 박서보 6개 갤러리, 윤형근 5개 갤러리, 이강소 5개 갤러리 순으로 갤러리들이 출품하였다. 물론 이 중에는 작가님과 직접 전시를 했던 갤러리들도 있어 프라이머리와 세컨더리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③ 에디션 - 자체 공방 vs 위탁


끝으로 에디션을 주로 판매하는 갤러리가 있다. 이런 갤러리들도 두 가지로 구분이 된다. 자체적으로 공방을 가지고, 작가와 함께 직접 에디션을 만드는 갤러리와 위탁 혹은 소장품을 파는 갤러리이다. 직접 공방을 가지고, 작가의 라이센스를 직접 받아 에디션을 제작하는 갤러리는 런던에 크리스티아 로버츠 갤러리와 뉴욕에 투팜스가 대표적이다. 위탁 혹은 소장한 에디션을 파는 갤러리는 많이 보인다. 아트페어마다 무라카미 다카시나 요시토모 나라, 쿠사마 야요이의 판화들을 파는 갤러리들이 그 예이다.



나에게 맞는 갤러리를 찾지 못했다면, 프로그램에 주목!


그 밖에 아트페어에서 좋은 작품을 고르기 위해 고려하면 좋은 것들이 있다. 아트바젤 언리미트처럼 아트페어가 주최하는 특별전이 있는데, 거기에 선정된 작가이다. 프리즈의 경우 어워즈를 진행한다. 이 같은 프로그램에 선정된 이들은 아트페어 주최측이 생각할 때 그 해에 가장 주요한 이슈와 가장 적합한 작가이기 때문에 주의 깊게 보면 좋다.아트페어에서 작품을 하나 하나 찾으러 다니기도 바쁘겠지만, 흐름을 보고 있으면 아트페어가 더욱 재미있다. 어떤 갤러리 부스에 컬렉터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지, 어떤 작가의 작품 앞에서 가장 많이 사진을 찍어 올리는지, 갤러리스트들끼리는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는지 엿들어보라. 다양한 정보를 많이 접할수록 자신에게 맞는 갤러리와 작품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Editor. 박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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