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오드리 구트만의 파괴와 부활, 그리고 춤




오드리 구트만의 파괴와 부활, 그리고 춤



2024년은 #초현실주의 선언 100주년! 파리의 #퐁피두센터(@centrepompidou)에서 《초현실주의》 전을 성대히 여는 가운데 벨기에 예술가 #오드리구트만(@audreygut)의 작품이 눈길을 끕니다. 그는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이 즐겨 쓰던 콜라주와 폐물건을 활용한 아상블라주 기법을 적극 활용하는데요. 오랜 기간 스크랩한 잡지가 주된 재료로, 레이스 컵받침, 민속조각, 실을 잣는 물레 등도 합세하죠. 문학과 철학, 신학을 비롯해 여타 예술가들의 작품이 이를 엮는 역할을 합니다. 그의 작업은 단어와 단어의 결합이 시를 빚듯 이미지간의 충돌이 생경한 감흥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입니다.




《난 당신의 거울이 될 거예요(I’ll Be Your Mirror)>(2022)》에 전시된 작품, (좌) 오드리 구트만의 <At the still point of the turning world> 2021



파리의 케타비 부르데(Ketabi Bourdet)에서 열린 《난 당신의 거울이 될 거예요(I’ll Be Your Mirror)>(2022)》 전에 공개된 작품에서는 사람의 실루엣을 활용한 콜라주가 눈에 띕니다. 화염에 휩싸인 자연에서 손 잡고 있는 세 인물, 석양을 향해 몸을 기울인 여성 실루엣은 망연한 그리움을 자아내기도 하고요. 무용의 극적 절정을 담은 작품 ‘파드되(Pas de deux)’는 에로틱한 긴장감의 극치를 보여주며 파괴와 부활, 그리고 보는 방식으로서의 춤을 탐구합니다.




《침춤(Tsimtsoum)》에 전시된 오드리 구트만의 <Lumière sans fin> 2023



2023년 《침춤(Tsimtsoum)》 전에서는 유대교의 신비주의 사상인 카발라가 관통합니다. 신이 물러난 곳에서 세상이 탄생했다는 관점인데요. 흔히 빛의 영향력으로 상징되는 창세기와 상충하죠. 곧 작가는 빛의 물러남을 통한 탄생이라는 개념을 빛에 반응하는 감광용지, 청사진 인화를 통해 표현합니다. 그의 손끝에서 사물은 빛과 어둠의 상보적 관계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죠.




《인형의 집 블루스(Doll House Blues)》 2024 전시 출품작 일부



올초 열린 《인형의 집 블루스(Doll House Blues)》에서는 안전한 공간에서 친밀감을 나누는  장난감인 인형의 집을 테마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한데 분위기는 정반대입니다. 레이스 장식에 벽지처럼 갇힌 여성, 여성 신체의 곡선과 유선형 조각이 한데 결합된 작품, 창문 안에 갇힌 듯 담배를 태우는 여성의 모습은 폐쇄적 장소가 주는 공포로 이어지며 달아날 곳 없는 우울한 정서를 환기시키죠.




《비행 배우기(Learning To Fly)》에서 전시된 오드리 구트만의 <Le Démon de l’Analogie> 2024



최근 오드리 구트만은 패션하우스 생 로랑이 연 서점 생 로랑 바빌론에서 《비행 배우기(Learning To Fly)》 전을 열기도 했는데요. 흑인 여성이 들고 있는 거울에 찢어붙인 백인의 얼굴이 혼란을 일으킵니다. 이처럼 그의 작업은 껍질처럼 외형을 벗겨낸 자리에 다른 이미지를 결합함으로써 정서를 일으킵니다. 최근 그는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와 연 초현실주의 기념 전시에서 초현실주의에 대해 “자신의 자리가 아닌 침대에서 잠자고 있는 엉뚱한 승리자”라고 언급했는데요. 예기치 못한 이미지로 즐거움을 안기는 세계에 이만한 설명도 없겠죠. 우리를 낯선 세계로 유혹하는 그의 작업을 만나보세요.


Editor. 성민지

Image. Audrey Guttman


#AudreyGuttman #Surrealism #오드리구트만 #초현실주의

추천 콘텐츠

아티스트

바람을 조각하는 장인 이광구의 공작선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완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클릭 몇 번으로 이미지를 만들고 음악을 작곡하며 심지어 이런 글조차 몇 초 만에 완성해 내죠. 흥미롭게도 이런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되레 가장 느린 창작을 돌아보기 시작했는데요. 손으로 빚은 도자기와 손으로 엮은 직물, 그리고 오늘 소개할 이 한 자루의 부채처럼 말입니다.

아티스트

반 고흐가 감명 받은 히로시게의 빗줄기

연일 이어지는 장마로 눅눅한 공기를 마주하고 있으면, 문득 빗줄기의 리듬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살려낸 한 화가 #우타가와히로시게(歌川広重, 1797~1858)가 떠오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70년 전, 그는 카메라 렌즈도 없던 시절에 대담한 선과 색채만으로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의 물리적인 속도감과 그 속을 헤쳐가는 사람들의 생동감을 포착했습니다.

아티스트

현실과 스크린의 경계를 허무는 A24의 독창적 세계관

혹시 영화를 고를 때 주연 배우보다 배급사 이름부터 확인해 본 적 있으신가요? 요즘 관객들은 #A24(@a24) 영화라면 일단 믿고 본다며 이들은 브랜드 자체의 팬덤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요. 관객을 스며들게 만들었던 A24만의 독창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을 소개합니다.

아티스트

영화 포스터의 공식을
깨버린 디자이너 박시영

영화 포스터는 대중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삼는 상업 예술입니다. 철저히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대중을 설득해야 하죠. 그렇기에 포스터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직관적인 매력을 지니는 동시에, 영화의 본질을 담아내는 깊이도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아티스트

디올의 영감이 된 조각가 린다 벵글리스

#디올(@dior)의 FW 26/27 오트 쿠튀르 쇼 그리고 오는 9월 뉴욕 #페이스갤러리(@pacegallery)까지 주목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85세의 미국 조각가, #린다벵글리스(Lynda Benglis)입니다.

아티스트

엘리베이터 문 닫히려는데 눈 마주쳐서 억지로 열어줌에 어울리는 작품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엘리베이터 안의 그 어색함. 문이 닫히려는 순간 달려오는 타인과 눈이 마주쳤고, 못 본 척하기엔 이미 늦었습니다. 매너 있는 척 열림 버튼을 눌러줬지만, 문이 닫히고 나면 그 좁은 공간에 둘이 남습니다. 이후 서로 없는 사람인 듯, 핸드폰만 내려다보는 몇 초간의 적막이 이어지죠.

아티스트

바스 얀 아더의 가장 완벽한 추락

우리는 늘 상승의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비상의 순간은 끊임없이 기록되고 전시되지만, 하강과 실패의 흔적은 쉽게 지워집니다. 추락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집요하게 기록한 미술가가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의 개념 미술가 #바스 얀 아더(Bas Jan Ader, 1942-1975)입니다.

아티스트

하루 한 팀에게만 허락되는 대지 미술

미국 뉴멕시코 서부 고원의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400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기둥이 솟아 있습니다. 하늘과 땅을 잇듯 수직으로 솟은 이 작품은 #월터드마리아(Walter De Maria)의 <The Lightning Field>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