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자화상을 통해 시선의 권력을 질문하는 상우김
동양인의 눈은 왜 조롱거리가 되는가?
얼굴처럼 타고난 것, 곧 자력으로 바꿀 수도, 이룰 수도 없는 무언가로 재단받는 경험은 자아에 균열을 일으킵니다. 1994년생으로 어린 나이에 영국으로 이민한 1세대 이민자이자 백인 일색인 패션계에서 모델로 활동한 #상우김(@sangwo0)은 자화상을 통해 시선의 권력을 질문합니다.
(좌) 상우김 <Ways of Seeing 010>, 2024
(우) 상우김 <Glances 004>, 2024
어릴 적부터 영국에서 자랐지만, 동양인인 그의 외모는 서양인들이 던지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자신들과는 ‘다른 것’을 대하는 타자화된 시선에 노출된 경험은 작가의 자아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죠. 작품명 <당신이 만든 틈(The Slit You Made)>은 그의 눈 생김새를 향한 지적을 고스란히 따옵니다. 차별의 주무대였던 눈은 이제 그의 캔버스에서 논쟁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됩니다.
(좌) 상우김 <Closer 016> 2024
(우) 상우김 <Closer 012>2024
나아가 그는 이중잣대에 시달립니다. 모델로 활동하게 되자, 힐난받아온 외모가 갑자기 칭송받는 처지에 놓였으니까요. 패션계에서 그의 외모는 서양인이 동양인에 기대하는 이미지로서 매혹의 대상이 됩니다. 지금껏 받아온 차별이 한순간 역전됐지만, 타자화된 위치성은 여전했죠. 그의 얼굴은 브랜드나 카메라가 소환하는 ‘이미지’에 머무를 뿐이었으니까요. 특정한 마스크로서 호명될 수밖에 없는 얼굴은 더는 그 자신의 것이 되지 못합니다. 작가는 이를 어나더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나 자신을 페티시화해 보게 되었다(I became a fetishisation of myself)”고 표현하죠.
(좌) 상우김 《The Seer, The Seen》전시전경
(우) 상우김
런던 헤럴드 스트리트에서 오는 2월 1일까지 열리는 전시 《보는 사람, 보는 사람(The Seen, The Seer)》는 전시명에서부터 작가의 번뇌가 느껴집니다. 캔버스 속 눈은 관객을 그 앞에 데리고 옵니다. 시선이 지닌 폭력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타인의 시야에 들어와야만 실로 존재하게 됩니다. 동시에 순순히 보여지는 입장을 거부하는 눈빛 앞에서 우리는 봄과 보여짐의 위치는 언제든 전복가능한 관계임을 상기하게 됩니다. 커다랗게 크롭된 얼굴은 화폭에 잘린 영역 너머 우리가 보지 못한 것에 대한 긴 물음을 남깁니다.
《The Seer, The Seen》
∙2024. 11. 14 - 2025. 2. 1
∙영국 런던, 헤럴드 스트리트
Editor. 성민지
Image. Sang Woo Kim
인터뷰 발췌 <Sang Woo Kim Is Reclaiming His Image, Another>, 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