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종이우산'의 명맥을 유일하게 이어오고 있는 윤규상 장인
마지막 남은 전통 우산 장인
: '종이우산'의 명맥을 유일하게 이어오고 있는 윤규상 장인
우리나라에 단 한 명 남은 전통 우산 장인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전라북도 무형유산 제45호 #윤규상 장인은 대나무와 한지, 그리고 수십 년의 부지런한 손길로 #종이우산의 명맥을 유일하게 이어오고 있는데요. 현재 이 전통 우산은 그저 비를 막기 위한 생활용품이 아니라, 한 민족의 정서와 시간이 고스란히 스며든 국가유산이죠.
종이로 만든 우산, 지우산(紙雨傘)은 한지를 기름에 먹여 가죽처럼 질긴 질감을 얻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덕분에 일반 종이와 달리 쉽게 빗물에 찢기지 않는 견고함을 자랑하는데요. 더 나아가 질 좋은 대나무를 고르고, 켜켜이 쪼개 뼈대를 세우고, 한지로 온전히 마감하는 모든 과정이 종이우산 하나를 만들기 위한 장인의 수작업으로 이어집니다.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오랜 경험과 손끝의 정밀함으로 완성된 이 우산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존중받는 이유입니다.
윤규상 장인의 지우산
하지만 종이우산의 생명력이 순탄치만은 않았는데요. 산업화 이후 값싼 양산품이 쏟아지며 전통 우산을 찾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든 탓입니다. 여기에 안타까운 오해마저 더해졌는데요.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문화 전파의 오류 속에서 종이우산이 일본의 전통 우산으로 잘못 인식되어 버린 것이죠. 이러한 왜곡은 오히려 종이우산을 더 외면하게 했고, 전통을 알리고 계승해야 할 공간에서조차 종이우산을 피하는 역설적인 상황들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종이우산의 위기를 단순히 한 장인의 기술이 사라지는 문제로만 바라볼 일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전통의 뿌리를 잊고 왜곡된 이미지에 휘둘릴 수 있는가를 드러내는 교훈이기도 한데요. 전통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정체성을 보호하고 내일의 문화를 길러내는 거름이자 노력이라는 점에서, 종이우산을 지켜내는 윤규상 장인의 외로운 헌신은 공동체의 기억을 이어내고 국가적 자산을 지켜내는 숭고한 공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윤규상 장인의 지우산
비를 막는 우산이 아니라, 시간을 견디는 유산. 종이우산은 이제 우리에게 반드시 이어야 할 전통이 되었습니다. 윤규상 장인이 운영하는 공방의 이름이 ‘비꽃’인 것도 우연이 아니겠죠. 비가 내리면 피는 꽃, 험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전통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이 마지막 한지 우산을 유물로만 간직하게 될까요, 아니면 비가 내려도 꿋꿋이 피어나는 비꽃처럼 살아 숨 쉬는 전통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요?
Editor. 전지은
Image. 전주공예품전시관, 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