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천재 예술가의 추악한 사생활

천재 예술가의 추악한 사생활
: 예술적 성취는 파괴적인 삶의 방식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예술을 위해 타인의 삶을 파괴하거나 책임으로부터 도망친 이들의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이 불편한 질문은 여전히 우리 주변을 맴돌며 쉽게 결론을 내어주지 않습니다. 비평가 클레어 데더러(@clairedederer)는 저서 『괴물들(Monsters)』을 통해 이처럼 도덕적 결함이 있는 천재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깊은 딜레마를 정면으로 다룬 바 있는데요. 그리고 우리는 이 질문을 20세기의 거장, #파블로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에게도 똑같이 던지게 됩니다.

오늘날 피카소를 바라보는 시선은 급격히 뒤틀리고 있는데요. 피카소의 삶은 극단적인 모순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연인의 뺨에 담뱃불로 화상을 입힌 가학적인 인간이면서도, 20세기 미술사의 패러다임을 뒤흔든 혁신가이기도 하죠.

관람객에게 그 양면성을 똑바로 마주하게 만든 전시가 있었습니다. 바로 2023년도에 개최된 브루클린 미술관의 전시 《잇츠 파블로-매틱(It‘s Pablo-matic)》인데요. ’문제적 인물(Problematic)‘과 ’파블로(Pablo)‘를 합성한 전시명처럼, 이제 세상은 그를 천재로만 추앙하지 않고 그 뒤에 숨은 폭력성이라는 그늘에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미술관은 피카소의 명작 바로 옆에 그의 과오를 비판하는 설명구들을 나란히 부착해, 관람객이 예술성과 도덕성을 동시에 마주하도록 연출했습니다. ’예술 감상을 방해하고 사생활 비난에만 치중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천재의 빛나는 성취와 어두운 사생활이 더 이상 분리되어 소비될 수 없음을 보여준 시도였죠.

이 딜레마는 피카소만의 것도, 미술계만의 것도 아닙니다. 로만 폴란스키나 우디 앨런의 영화 앞에서도 우리는 『괴물들』이 던진 같은 질문과 마주하니까요. 그럼에도 우리는 그들이 남긴 예술을 모르는 상태로 다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역사적 비극을 고발하는 피카소의 <게르니카>에서 처절하게 울부짖는 여인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 사생활적으로 고통받았던 실제 연인들의 얼굴이 겹쳐 보입니다. 우리가 위대한 예술 앞에서 느껴온 감동 안에는, 애써 외면해온 그림자도 함께 있었을지 모른다는 책의 묵직한 화두가 다시금 마음에 남는 이유입니다.
Editor. 이마지
Image. Pablo Picas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