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개념미술과 퍼포먼스의 선구자, 오노 요코



여성의 해방에 대하여

: 개념미술과 퍼포먼스의 선구자, 오노 요코



70년 작업을 아우르는 #오노요코의 대규모 회고전 《오노 요코: 마음 속의 음악(Music of the Mind)》가 유럽과 북미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단순히 '존 레논의 아내'가 아닌, 개념미술과 퍼포먼스의 선구자로서 오노 요코를 재조명하죠. 2024년 2월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시작해 독일 뒤셀도르프와 베를린을 거쳐, 현재 #시카고현대미술관(@mcachicago)에서 2026년 2월 22일까지 진행 중입니다. 이후 2026년 5월 LA 더 브로드로 이동하며 대장정의 막을 내리죠.


전시명 'Music of the Mind'는 오노가 말한 "유일한 소리는 마음의 소리"에서 가져왔습니다. 물리적 오브제 대신 관객의 상상과 내적 경험을 예술의 핵심으로 삼는 그녀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긴 제목이죠. MCA는 오노를 개념미술과 플럭서스의 선구자이면서 동시에 평화·페미니즘·반전 운동을 관통하는 정치적 예술가로 위치시킵니다. 실제로 전시장에서 관객은 카드에 글을 적고, 나무에 소원을 달고, 벽에 메시지를 남기며 작품을 완성해 갑니다. 시카고 버전은 특히 '참여·커뮤니티·평화'에 강하게 포커스를 두어, 관객을 수동적 감상자가 아닌 협력자이자 공연자로 대우합니다.




(좌) Lisson Gallery《Yoko Ono: Half-A-Wind Show》(1967) 에서 오노 요코
(우) 오노 요코 〈Cut Piece〉1964



1964년 관객이 작가의 옷을 가위로 잘라가는 퍼포먼스 〈Cut Piece〉는 이 전시의 핵심입니다. 여성의 몸과 폭력, 응시와 동의를 둘러싼 권력 관계를 드러내는 이 작업은 페미니즘 퍼포먼스의 기념비로 재조명되죠. 수많은 사람의 엉덩이가 화면을 가득 채운 실험영화 〈Film No.4 (Bottoms)〉는 검열 논란까지 함께 다루며 1960년대 정치성을 생생히 전달합니다. 관객이 실제로 못을 박아 완성하는 〈Painting to Hammer a Nail〉은 작가-관객-작품의 경계를 허물며, 남성 천재 중심의 예술 위계를 전복하는 민주적 예술 형식을 제안합니다.




(좌) 오노 요코의 대표적인 개념 미술 작품 〈시크릿 피스 (Secret Piece)〉
(우) 오노 요코〈Half-A-Room〉1967



전시 후반부로 갈수록 참여 섹션이 비중을 차지합니다. 작은 종이에 소원을 적어 나무에 매다는 〈Wish Tree〉는 평화와 희망에 대한 개인적·집단적 염원을 시각화하며 정서적 클라이맥스를 형성하죠. 어머니에 대한 글과 사진을 붙여나가는 〈My Mommy is Beautiful〉은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전통적으로 사적·여성적 영역으로 치부된 돌봄과 애도를 공적 공간의 주제이자 정치적 문제로 끌어올리며, 전시 전체를 평화·치유·관계의 정치학으로 수렴시킵니다.


각 도시마다 강조점이 달랐지만, 시카고는 관객 경험과 공동체적 실천을 가장 전면에 내세운 버전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런던이 미술사적 계보를, 독일이 전후 분단과 평화를 강조했다면, 시카고는 참여와 돌봄, 관계의 정치성에 무게를 뒀죠. 평화의 세계를 상상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함께 만들어보는 거대한 실험실, 관객의 참여로 전시는 매일 달라집니다.


《오노 요코: 마음 속의 음악(Music of the Mind)》

∙ 2025.10.19 – 2026.02.22

∙ 시카고 현대 미술관(MCA), 220 E Chicago Ave, Chicago, IL 60611, United States


Image. MCA, ARTnews


#오노요코 #회고전

추천 콘텐츠

아티스트

바스 얀 아더의 가장 완벽한 추락

우리는 늘 상승의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비상의 순간은 끊임없이 기록되고 전시되지만, 하강과 실패의 흔적은 쉽게 지워집니다. 추락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집요하게 기록한 미술가가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의 개념 미술가 #바스 얀 아더(Bas Jan Ader, 1942-1975)입니다.

아티스트

하루 한 팀에게만 허락되는 대지 미술

미국 뉴멕시코 서부 고원의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400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기둥이 솟아 있습니다. 하늘과 땅을 잇듯 수직으로 솟은 이 작품은 #월터드마리아(Walter De Maria)의 <The Lightning Field>입니다.

아티스트

리만 머핀이 선택한 96년생 한국계 작가, 안나박

웃고 있지만 어딘가 비어 보이는 얼굴, 파편처럼 흩어진 신체, 화면을 가득 메운 회색빛 목탄. #안나박(@annaparkart)의 대형 드로잉 앞에 서면 묘한 긴장감이 맴돕니다. 익숙한 듯 낯선 이 장면들은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이미지의 이면을 드러냅니다.

아티스트

MMCA 올해의 작가, 김영은이 기록한 차별의 소리

어떤 소리는 듣는 순간 사라지지만, 어떤 소리는 몸에 각인되어 평생을 따라다닙니다. 전쟁의 사이렌, 차별의 언어, 이별의 침묵. #국립현대미술관(@mmcakorea)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상 2025‘ 수상자 #김영은(@youngeunkiim) 작가는 이처럼 기억 속에 새겨진 청각적 트라우마를 소리라는 매체로 불러냅니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귀로 듣는 경험을 넘어, 권력과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청취를 어떻게 구조화하는지 예민하게 포착하죠.

아티스트

완성된 이름 vs 거친 가능성, 흑백예술가

우리나라 미술계를 흑과 백이라는 두 계급으로 나눠본다면 어떨까요?

아티스트

손정기의 회화가 고독과 고립 사이에 남긴 거리

#손정기(@son_art) 작가는 원래 드럼을 쳤습니다. 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군대에서 손을 다친 이후였죠. 좋아하는 일을 관두게 되었을 때, 그는 침잠하는 고독을 느꼈습니다.

아티스트

세상을 움직인 예술가의 명언들

예술가의 문장은 작품만큼 오래 남습니다. 피카소는 예술을 거짓이라 했고, 장욱진은 그림 그린 죄밖에 없다 했죠. 루이스 부르주아는 거미처럼 수선했고, 게릴라 걸스는 소수를 위한 예술을 거부했습니다.

아티스트

곡선의 거장, 프랭크 게리를 보내며

지난 12월 5일, 해체주의 건축의 대가로 세계 곳곳에 영감을 뿌리내린 #프랭크게리(Frank Gehry, 1929-2025)가 별세했습니다. 도시를 휘감고, 빛을 반사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던 특별한 건축가의 평면이 조용히 덮어진 순간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