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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에서 단돈 600 달러로 창립한 누드 프로젝트
400억 브랜드의 비결, 태도가 패션이 된다면
: 기숙사에서 단돈 600 달러로 창립한 누드 프로젝트
우리는 단순히 멋져 보이고자 옷을 소비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패션에 기대하는 것은 기분, 힘, 영감입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유럽을 휩쓸고 있는 스페인 패션 브랜드 ‘누드 프로젝트(@nudeproject)’가 눈길을 끄는데요. 대학생이던 19세의 알레한드로 벤요크(Alejandro Benlloch)와 브루노 카사노바스(Bruno Casanovas)가 기숙사에서 단돈 600달러로 창립한 이 브랜드는 창립 5년 만에 매출 4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들의 승승장구는 별 것 없는 일상에서 유머와 충만함을 이끌어내는 영상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누드 프로젝트의 캠페인 영상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140만명인 이들 계정에서도 유난히 두드러지는 영상은 840만 조회수를 기록한, 불과 5초 가량의 캠페인 영상인데요. 출근길 지하철, 한 남성이 다음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서 있습니다. ‘2020년에 틱톡에서 춤추기엔 너무 부끄러워서 일하러 감(HEADING TO WORK BECAUSE I WAS TOO SHY TO DANCE ON TIKTOK IN 2020)’. 고개만 돌려도 길거리에 삼각대를 세우고 현란한 몸놀림을 과시하는 댄싱머신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모두 인플루언서가 될 수는 없는 법. 영상은 매일 같이 대중교통에 몸을 싣는 직장인에게 한 꼬집 소금 같은 유머를 선사하죠.
누드 프로젝트의 '아웃 오브 오피스(Out of Office)' 컬렉션
지난 4월 게재된 신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롤라의 영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영상은 재단 작업대에 엎드려 그림을 칠하는 6살 소녀 롤라의 등장으로 시작되는데요. 곧 그녀는 제 몸집 크기의 노트북을 안고 사무실에 모인 팀원 앞에서 선언합니다. “우리 반에서 내가 제일 옷을 잘 입으니까, 지금부터 여러분의 보스예요.” 새로이 부임한 롤라가 지향하는 패션이란 즐거움이 담긴 디자인일 것. 자신의 곰인형을 닮은 퍼 원단을 고르고 싱긋 웃는 롤라의 모습은 우리에게 잊고 있던 창작의 기쁨을 상기시킵니다. 소매를 잘라 달라는 롤라의 요청에 재단사는 “조끼처럼?”이라고 묻고, 이에 롤라는 조끼가 뭐냐고 반문하는데요. 이는 마치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익숙한 관념보다는 순수한 소망만 한 게 없다는 깨달음을 주죠.
누드 프로젝트의 '아웃 오브 오피스(Out of Office)' 컬렉션
에디터에게 영감을 준 영상은 잘못 던진 공이 DJ 컨트롤러를 가격하는 영상이었는데요. 실외 수영장에서 족구를 즐기던 중 일행 한 명이 DJ 컨트롤러를 맞힙니다. 곧 음악이 지지직거리는 가운데 DJ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가벼운 손동작으로 음을 슥 바로잡죠. 오류에 가깝던 직전의 순간은 외려 클라이맥스를 강조하는 쉼표가 됩니다. 카메라를 보며 함성을 지르는 인물들의 모습은 촬영 중이라는 설정조차 자연스러움으로 통합해 버립니다.
이들의 영상에서는 한낮의 열기를 무심하게 식히는 분수처럼 사심 없는 긍정이 느껴집니다. 두 CEO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애티튜드 브랜드(Attitude Brand)”라고 표현했는데요. 누드 프로젝트는 우발적 상황과 우울한 현실에서도 재치를 겸비한 태도가 당신의 룩(look)임을 보여줍니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바로 이런 암시가 아니었을까요? 우리와 함께라면 시시한 일상도 시트콤의 한 장면이 된다는 명랑함 말이죠.
Editor. 성민지
Image. 누드 프로젝트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