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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엘라가 유출됐다
최근 #메종마르지엘라(@maisonmargiela)가 공개한 ’메종마르지엘라/폴더(MaisonMargiela/folders)‘프로젝트는 패션 하우스가 고수해 온 신비주의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드롭박스 링크 하나로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이 디지털 폴더에는 아카이브와 내부 작업 문서, 심지어는 쇼를 위한 상하이 출국 스케줄까지 포함되어 있죠.
이는 단순한 정보 공유라기보다는 많은 정보들과 아카이브를 보여줌으로써 곧 공개될 26FW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도록 철저히 설계된 노출에 가깝습니다. 완전히 감추기보다 배치와 타이밍을 통해 일부만 드러내고 나머지를 상상하게 만드는 방식인 것입니다.
나아가 이는 익명성을 고수하며 긴장감을 유지해온 마르지엘라의 전략을 디지털 환경으로 확장한 사례로도 읽히는데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글랜 마틴스(@glennmartens)는 보여주는 것 과 보여주지 않는 것 사이의 간극을 능숙하게 활용했습니다. 특히 4월 1일 상하이 패션쇼를 위한 기획과 쇼 이후 중국의 4개 도시에서의 전시 타임라인도 공개되어 있는데 이는 브랜드의 현재 진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노출하며 관객이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고 있다는 감각을 만들어냅니다.
드롭박스 폴더에는 네 개의 전시를 기반으로 한 네 가지의 하우스 코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꾸뛰르 라인인 아티저널(Artisnal), 마르지엘라의 정체성인 익명성(Anonymity), 아이코닉한 타비(Tabi) 그리고 화이트 오버 페인트 기법 비앙케토(Bianchetto)로 이루어져 있죠. 각 코드에 대한 연구내용과 시각적 언어로 풀어내는 탐구 과정도 공개되며 브랜드의 사고 구조 자체를 들여다보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폴더는 단순한 아카이브가 아니라 하나의 서사 구조로 작동하는데요. 이미지를 읽는 행위만으로도 상하이, 베이징, 청두, 선전에서 전개될 전시를 자연스럽게 예측하게 만들고 관람 이전부터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죠. 이토록 많은 정보를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르지엘라에 대한 거리감과 신비는 오히려 더 강화됩니다. 투명성이 곧 명료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동시에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정교하게 연출된 장치인지 드러내는 셈이죠.
비어 있는 파일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자료들마저 하나의 연출로 작동합니다. 만우절에 예정된 쇼는 이 모든 공개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장치인지 되묻게 만듭니다. 마르지엘라는 여전히 모든 것 을 드러내지 않고 익명성을 유지합니다. 쇼를 보지 못하거나 전시를 위해 중국에 가지 못하신다면, 꼭 드롭박스에서 마르지엘라를 다운로드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Editor. 이현정
Image. 마르지엘라 드롭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