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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예술 애호가들의 디자인 성지, 코펜하겐 디자인 축제

질문이 많아진 도시, 코펜하겐 디자인 축제

: 전 세계 예술 애호가들의 디자인 성지

매년 6월이 되면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은 거대한 쇼룸으로 변신합니다. 올해도 북유럽 최대 디자인 축제인 ‘3 Days of Design’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는데요. 브랜드의 신제품 발표부터 전시, 강연, 오픈 스튜디오까지 도시 전역에서 수백 개의 프로그램이 펼쳐졌죠. 거리 곳곳이 디자이너들의 실험실이 되어 환상적인 풍경을 선보였습니다.

이 도시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세계 각지의 근사한 도시 사이에서 ‘디자인 수도’라 불릴 만큼 코펜하겐은 독특한 밀도를 가진 곳입니다. 이 도시를 걷다 보면 한국 거리에서 편의점을 마주치는 빈도만큼이나 세계적인 디자인 브랜드를 우연히 발견할 수 있는데요. 프레데리시아(@fredericiafurniture), 칼한센앤선(@carlhansenandson), 프리츠한센(@fritzhansen), 몬타나(@montanafurniture), 헤이(@haydesign), 무토(@muutodesign), 루이스폴센(@louispoulsen), 앤트레디션(@andtradition), 크바드랏(@kvadrattextiles), 빕(@vipp) 등 한숨에 나열하기도 버거운 브랜드들이 도시 곳곳에 스며들어있죠. 꽃 한 송이로 명소가 되긴 어렵지만 꽃밭은 수많은 사람을 찾아오게 하듯, 브랜드와 스튜디오, 교육기관과 제조 인프라가 촘촘히 연결된 코펜하겐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디자인 클러스터로 성장하며 예술 애호가들의 필수 방문지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유독 덴마크 그리고 코펜하겐이라는 도시에서 세계적인 창작이 많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요?


물론 20세기 유럽 전역에서도 디자인의 현대적 실험이 폭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특히 ‘리빙’을 중심으로 코펜하겐의 밀도가 남다른 이유에는 디자이너이자 교육자였던 #카레클린트(Kaare Klint, b.1888-1954)를 빼놓을 수가 없죠. 그는 1920년대 덴마크 왕립 아카데미에서 가구 디자인 교육 체계를 세우며 ‘좋은 가구란 무엇인가’를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정립한 인물입니다. 사람 몸을 실측하고 생활 방식을 관찰하며 용도와 비례, 물성적 논리를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았죠. 덴마크를 넘어 ’북유럽 가구‘ 특유의 단정함과 실용성이 여기서부터 기초를 다졌다고 평가받기도 합니다.


좋은 기준은 좋은 후배를 만들죠. 한스 베그너와 뵈르게 모겐센, 아르네 야콥센과 폴 헤닝센 같은 디자이너들은 그 토대 위에서 자신만의 해석을 확장했습니다. 여기에 교육기관과 산업이 긴밀히 연결되고 작은 공방과 제조업이 디자이너의 실험을 실제 생산과 판매로 이어주는 구조가 오랫동안 유지되어왔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안목이었습니다. 디자인을 삶의 질과 연결된 가치로 바라보는 문화야말로 오늘날 코펜하겐의 다채로움을 가능하게 한 가장 단단한 토양이 되었으니까요.

창작은 본래 물음표에서 시작합니다. 더 편한 의자가 될 순 없는지, 빛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더 나은 생활 방식이 가능할지. 코펜하겐은 오랫동안 이런 질문을 미래의 문제로 다뤄왔고, 그 과정에서 디자인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어떻게 더 나아지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하나의 사고방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3 Days of Design’은 단순한 박람회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디자인 페어가 거대한 전시장 안에서 브랜드를 소비하게 만든다면, 이 축제는 도시 자체를 걷게 만들죠. 쇼룸과 카페, 오래된 건물과 거리 사이를 오가며 사람들은 완성된 제품보다 그것이 놓인 맥락을 경험합니다.

코펜하겐이 디자인을 보기 좋은 물건이 아니라 삶을 개선하기 위한 도구이자 삶의 태도로 다뤄왔다는 사실을 말이죠.

질문이 많아진 도시가 새롭게 던지는 질문들로 이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코펜하겐이 계속 특별할 수 있는 이유 역시 삶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한 질문을 도시 전체가 멈추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이제 질문은 우리에게 향합니다. 우리는 지금 어떤 도시에서, 어떤 생활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고 있을까요?

Editor. 전지은
Image. 3daysofdesign, wallpaper, labelmagazine,vogue,nordicnest

#덴마크 #코펜하겐 #3daysofdesign #코펜하겐디자인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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