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빛의 여행을 그린 작가,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대규모 회고전
86세 예술가가 그린 한없이 찬란한 여름
나부끼는 커튼과 열린 창문으로 유명한 작가, #앨리스 달튼 브라운(@alicedaltonbrown)의 대규모 회고전이 진행 중입니다.
(좌) Gentle Whisper, 2014, oil on canvas, 33 x 52 in.
(우) Evening Interplay, 2000, oil on linen, 26 x 34 in.
빛의 동세를 사진 한 컷처럼 담아낸 앨리스의 작품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는데요. 앨리스 달튼이 유년기를 보낸 지역은 자연경관이 빼어났습니다. 193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댄빌에서 태어난 그는 손가락을 닮아 핑거 레이크스(Finger Lakes)라 불리는 11개의 호수 중 가장 긴 카유가호를 낀 뉴욕주 이타카에서 성장했습니다. 수많은 폭포와 하이킹하기 좋은 장소들이 풍부한 지역이었죠.
(좌) 마지막 섬광(Last Flare), 2020, pastel, 17 x 26 in.
(우) 정적인 순간(In the Quiet Moment), 2021, Oil on canvas, 182.9 x 127 cm
1960년대 초 작가는 남편을 따라 뉴욕 북부 시골로 이사합니다. 그곳에서 20세기 추상화가인 요셉 알버스가 발표한 「색채의 상호작용(Interaction Of Color)」를 공부하죠. 어린 시절 그녀의 망막에 맺힌 풍경은 이후 표현방식을 연구함에 따라 공간에서 포착한 인상을 표현하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좌) 황혼에 물든 날(Long Golden Day), 2000, oil on linen, 58 x 96 in.
(우) 어두운 가을 낙엽(Dark Autumn Leaves), 1999, oil on linen, 36 x 45 in.
그녀의 작품을 설명하려면, 빛이 존재를 드러내는 방식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풍경이 있는 웨스트필드(Westfield With Landscape)>에서는 캔버스에서 의도적으로 잘려나간 집과 함께 빛에 새하얗게 질린 건물 외벽이 눈길을 끕니다. <세 개의 높은 창문에 대하여, 습작(For Three High Windows, study)>의 경우엔 창문에 반사되는 빛이 두드러집니다. 빛과 공간은 대치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좌) 어룽거리는 분홍빛(Dappled Pink), 1991, pastel, 37.5 x 48 in.
(우) 여름날의 휴식처(Summer Retreat), 1987, oil on linen, 75 x 127 in.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한 <황금빛 코너(Golden Corner)>에서는 각기 다른 면면을 가로지르는 빛의 존재가 두드러지는데요. 공간을 묶어주는 빛의 힘을 발견한 걸까요? <패트릭네 현관(Patrick‘s Entrance)>은 연하늘색 현관 기둥과 뒤편 야자수들이 뒤섞입니다. 빛과 그림자로 한데 어우러진 요소들은 원근이라는 우월 없이 조응합니다. 이런 경향은 <여름 바람(Summer Breeze)>에서 확장됩니다. 작가가 뉴욕 롱아일랜드의 친구집에 방문했던 기억을 계기로 그려진 이 작품은 방이 외부의 날숨을 받아들이는 들숨 공간으로 변모하죠.
(좌) 봄의 첫 꽃나무(First Spring Tree), 1988, oil on linen, 56 x 78 in.
(우) 앨리스 달튼 브라운
2000년대부터 작가의 그림은 커튼과 바람, 빛으로 요약됩니다. 공간에 대한 시점과 빛의 동세를 오랫동안 탐구해온 작가는 이제 양쪽 모두에 자유로움을 선사합니다. 그림 속 흩날리는 커튼은 방금 누군가가 떠난 듯한 인상을 남깁니다. 영원히 재생될 빛의 찬란함만이 자리를 지키죠. 빛과 공간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감과 해방감을 중심으로 앨리스 달튼의 작품을 감상해 보면 어떨까요?
《빛과 바람의 화가: 앨리스 달튼 브라운 展》
∙ 앨리스 달튼 브라운 대규모 회고전
∙ 2025.06.13 ~ 2025.08.31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더현대 서울 ALT. 1
Editor. 성민지
Image. Alice Dalton Brown